美합참의장 '게이 발언' 파문 확산
개이츠국방 수습노력 불구 반발거세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 피터 페이스 미국 합참의장의 동성애 발언을 놓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의회내 자유주의성향 의원들과 동성애자 권익옹호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와 유에스에이(USA) 투데이, CNN 등 주요 언론들은 14일 페이스 합참 의장의 발언 내용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이 문제를 일제히 주요 뉴스나 사설로 다루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이날 가톨릭신자 의원들에게 동성결혼을 비롯, 이혼과 낙태, 안락사를 지지하는 법안에 반대해 줄 것을 촉구하면서 "이런 가치들은 타협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번 파문의 발단은 페이스 합참 의장이 19일 시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두 개인간의 동성애는 부도덕한 것이며 부도덕한 행위를 묵과해서는 안된다고 믿는다"면서 "부도덕인 것에도 OK라고 말하는 정책이 미국에 훌륭하게 공헌할 것으로는 믿지 않는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그는 또 동성애를 간통에 비유하면서 국방부가 동성애 군인들이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금지한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993년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군내 동성애와 관련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법을 제정, 동성애 사실이 공개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한 복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페이스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일부 민주당 의원들 뿐만 아니라 공화당과 동성애 지지 단체들로부터 강한 분노를 촉발했다.
미군내 동성애 정책의 폐기를 요구하는 법안을 제출했고 동성애자 인권에 가장 적극적인 민주당 마티 미핸 의원은 "페이스의 발언이 군 지도부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정책의 폐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파문이 확산되자 "페이스 장군의 사견은 우리 군 내부에서 발붙일 곳이 없다"며 불쾌감을 표출하고 "중요한 것은 우리는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관련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적극적인 수습에 나섰다.
한편 '묻지고 말하지도 말라'는 정책이 도입된 이후 미군에서 전역한 동성애 병사들 수는 지난 2001년 1천227명을 정점으로 꾸준한 감소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612명으로 급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이날 국방부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특히 이같은 감소세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 논란이 시작된 이후 현격한 감소세를 보인 것이며, 미군 당국이 전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비판을 받고 있다고 포스트는 덧붙였다.
c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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