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사람은 남자다.
난 남자를 좋아한다.
난 여자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 나에 대한 성 정체성은 [동성애자]다.
[나]라는 사람은 남자다.
난 스스로를 여자라고 생각한다.
난 남자를 좋아한다.
난 여자에게서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 나에 대한 성 정체성은 [트랜스젠더]다. (수술을 하지 않았어도 여기에 해당한다.)
나는..
나보다 나이 많은 트랜스젠더를 향해 누나라고 부른다.
나보다 나이 어린 트랜스젠더는 나를 향해 오빠라고 부른다.
만약, 나의 성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았다면
난 트랜스젠더들을 향해 뭐라고 불러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었을 것이다.
나는 남성을 좋아하는 남성이고, 그런 나의 성 정체성은 동성애자로 구분된다.
만약, 그의 성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았다면
그는 나을 향해 뭐라고 불러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을 것이다.
그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성이라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런 그들의 성 정체성은 트랜스젠더로 구분된다.
게이들은 왜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할까?
1. 언니라고 불리는 그가 남자다우니까?
2. 정치적으로, 전략적으로 필요하니까?
3. 분위기를 좋게하는 농담이니까?
1에 대해...
누군가 말하길~ 남자다운 게이에 한해서 언니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리고 다른 게이들도 그런 이유로 인해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을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나는 인간관계가 단절된 사람으로 전락되었고,
언니보다는 형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자는 나는 바텀들을 향한 언어적 폭력을 행사한 사람으로 둔갑이 되었다.
2에 대해...
언니라는 호칭이 전략적 혹은 정치적 이유라는 주장에 대한 내 견해는
지난번 [navi] 18. 난 남자다.... 라는 글에 이미 옮겨놨으니 그 얘길 여기서 더 하진 않겠다.
3에 대해...
성 정체성을 부정하는 농담이 얼마나 분위기를 띄우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성 정체성을 부정당해서 힘든 사람들에게
성 정체성을 부정하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려하는 것은 참 당황스런 발상이다.
게이 상호 간에 언니라고 부르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남자를 찾는 게이들을 향해
'여긴 남자가 없어'라고 말을 하는 것을 여전히 쉽게 들을 수 있다.
남자를 찾았던 게이는 어떤 의미의 남자를 찾았던 것일까?
->진정한 의미의 남자를 찾고 있지는 않다라는 의미인가?
남자가 없다고 말한 게이는 대체 어떤 의미로 남자가 없다고 말한 것일까?
->진정한 의미의 남자만 있다는 의미인가?
남자를 찾는 게이에게 [내가 남자야]라고 하는 게이는 무슨 이유로 그렇게 말했을까?
->본인은 진정한 의미의 남자가 아니라는 의미인가?
이들 각각의 성 정체성은 뭘까?
게이일까? 트랜스젠더일까?
사실... 난 가끔 그들이 정서적으로 트랜스젠더가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그들이 정서적으로 트랜스젠더가 아니고, 확실한 게이라면
그들과 정서적으로 확연히 다른 나는 적어도 정서적으로는 게이가 아닐지도 모른다.
나와 정서적으로 확연히 다른 그들이 진정 게이라면,
수술하지 않은 트랜스젠더와 그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는 나의 성 정체성에 대해 이제는 흔들릴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경우 때때로 나의 성 정체성은 흔들린다.
왜냐하면, 남성 상호간의 호칭은 [형]이기 때문이다.
[언니]라 부르는 여성을 좋아했다면 나의 성 정체성은 [이성애자]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당신의 성 정체성이 확고한가?
난 요즘 나보다 나이 많은 게이들을 향해 [언니]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나보다 나이 어린 게이들이 [언니]라고 부르는 것을 웃어 넘긴다.
형이라고 부르는 건 혹은 형이라고 부르라는 건 그들에게 폭력이 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사랑의 힘으로 두려움을 이겨내고 20 번 어록을 떨면서 클릭했답니다.
저 처럼 부들 거리는 손으로 간신히 마우스를 움직여 일독하셨을 여러 분들도 모두 존경합니다.
단비 님, 자아를 세우려는 정신적 본능에 따라 생물학적 남녀와 다양한 문화적 취향에 대한 남녀를 구분하고
남성과 여성이란 단어의 중의적인 의미가 난립하여 사람을 이리 저리 가르는 이런 복잡한 세상은
단비 님과 저의 순수한 사랑을 키워 나가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단비 님, 저에게 맥주 한 잔을 사주시면 형과 언니의 차별이 없는 세상,
동성애, 이성애, 트랜즈젠더의 구분이 필요 없는 세상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못 생긴 애들은 없는 세상,
단비 님이 아니면 저 밖에 없고, 제가 아니면 단비 님만이 유일한 세상,
단비 님과 저 둘 만이 있는 세상,
이 곳에서는 남자, 여자, 이성애, 동성애, 그런 단어는 필요조차 없답니다.
생각만 해도 오르가즘이 코끝에 찡해 옵니다.
단비 님 손을 꼭 잡는 순간 저는 이미 이곳에 있습니다.
저는 형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