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보다 어린 사람을 좋아한다.
그러나 가장 오랜 기간을 만났으며, 나를 가장 사랑해 준 사람은 연상이었다.
나는 나보다 하얀 사람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 달 정도 혼자 속으로 고민하다 내가 고백하게 된 사람은 무척이나 까맸다.
나는 나보다 작고 날씬한 사람을 좋아한다.
그러나 고백을 받아주지 않아 나를 사흘 정도 고열에 시달리게 한 사람은 무척 크고 무거웠다.
어느 날 나는 나의 이상형을 만났다.
그는 나보다 어렸으며, 뽀얀 피부에 나와 적당히 어울리는 키에 잘 빠진 몸매를 지녔다.
그를 본 친구들의 첫마디는 이랬다.
"외계인 같아 -_-"
[어떤 사람을 좋아하세요?]
라는 말은 참으로 많이 듣고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행여 누가 내게 이런 질문을 해 온다면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한다.
나는 정말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 걸까?
그러나 다시 한번 좀 더 진지하게 물어본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
나를 배려해 주는 사람.
나를 판단하지 않는 사람.
나를 칭찬해 주는 사람.
다만, 유행가의 가사에서처럼
나도 그런 남자에게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