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트랜스젠더라는 성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서 주로 트랜스젠더 소설들이 소개됐는데, 수록작 중 반이 게이가 주인공인 소설입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충격적인 소재와 격렬한 문장이지만, 전혀 선정적이지 않은 독특한 작품들입니다.
기사는 아래에, 수록작 중 게이 소설은 더 아래에 소개합니다.
트랜스젠더 김비 소설집 '나나누나나' 출간
[연합뉴스 2006-08-23 10:39]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트랜스젠더 작가 김비(35)의 단편 9편을 묶은 소설집 '나나누나나'가 출간됐다.
2001년 자전 에세이 '못생긴 트랜스젠더 김비 이야기', 장편소설 '개년이' 등을 출간했던 작가는 최근 여자로 살고 싶은 씨름부 남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에도 출연했다.
이번에 낸 소설집에는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을 전환한 뒤 낮에는 헬스클럽 강사로, 밤에는 대리운전사로 살아가는 트랜스젠더를 주인공으로 한 표제작을 비롯해 트랜스젠더가 가족이나 사회 구성원과 겪는 문제를 통해 성 정체성을 다룬 글들이 실렸다.
'눈썹달'은 평소 화장하기를 즐겼던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 자신의 호적에 여성으로 정정해달라는 유언을 남기자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과정을 그렸다.
이밖에 트랜스젠더의 모성과 부성을 각각 주제로 한 '해수탕'과 '입술나무', 10대 동성애자를 다룬 '알버트링' 등이 수록됐다.
김비의 소설집은 도서출판 해울이 사회적으로 성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해온 작가들을 소개한다는 취지로 기획한 '한국 젠더문학 작가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나왔다.
336쪽. 9천500원.
작가 김비는 트랜스젠더라는 정체성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성적소수자들의 삶에 대해 써왔다. 데뷔작인 <그의 나이 예순넷>은 60대 남성동성애자들의 사랑이야기며, 출판된 장편소설 <개년이>는 레즈비언인 한 소녀와 그녀가 사랑하는 '소녀같지도 않은 소녀' 개년이의 이야기다.
때문에 이번 소설집에서도 트렌스젠더가 아닌 동성애자들의 이야기가 함께 수록되었다.
<그의 나이 예순넷> : 김비의 데뷔작이자, 늙은 게이의 가슴 아픈 사랑을 제대로 표현한 수작이다. 젊은시절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무릎 꿇고 결혼하면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천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김노인 앞에 어느날 시한부 선고를 받은 천이 다시 나타난다.
<알버트링> : 남성의 성기에 끼우는 둥그런 금속 피어싱의 이름을 뜻하는 알버트링. 김비 최초의 성인소설이라 할만하다. 지신을 가리기 위해 거짓을 가리키는 학교를 배경으로 극심한 성정체성 혼란을 느끼는 세 소년의 방황과 권력관계를 그린 충격적인 단편.
<참 다행이야> : 사랑하는 연인과 잘 살아보고자 발버둥치는 30대 게이 창.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기 그지없어서 그가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주위가 도와주지 않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연락이 끊긴 애인을 찾기 위해 간 게이바에서 동생을 만난다. 맏이지만 언젠가는 애인과 독립해 알콩달콩 살고 싶었던 그에게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게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큰 절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