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기즈베 대표랑 술 마시다 얼결에 나온 이야기. 물론 내 푸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는 뭐냐고요. 누구는 커플이라고 동남아 여행을 이번 여름에 간다고 하지를 않나, 어떤 년은 친구끼리 휴가 때 바다에 간다고 하지를 않나, 또 개xx는 휴가 때 나이에 맞게 발리섬에 간다고 하지를 않나."
그러자 술 취한 기즈베 대표가 맞장구를 쳤다.
"나빠요."
"그렇지? 야, 돈 없고 안 팔리는 우리덜은 함께 주말에 어디 바다라도 잠깐 가볼까?"
"오, 그거 좋은 생각."
갑자기 술 취한 기즈베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조그만 미니 달력을 꺼낸다.
"이 날이 좋아요, 이 날이!"
헌데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분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나쁘기도 한 것처럼 보이는 기즈베 대표는 성대 앞 작은 그 술집에서 처음 본 사람들(실은 예전에 가람군이 추근덕거렸던 모 영화의 주인공)이랑 손과 골판만을 사용하는 묻지마 관광춤을 추더니, 그 여세를 몰아 결국 미니 달력과 함께 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렸다.
이번 여름 돈 없고, 가난한 친구사이 회원들, 더 나아가 회원이 아니더라도 함께 놀 게이들을 꼬셔가지고, 차 있는 뇬 목 졸라서 양놈들처럼 주말에 바다에 가서 게이 비치 파티를 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동남아 여행가는 피터팬 언니 목을 조르면 봉고차 정도는 쉽게 얻어낼 수 있으니 뭐 그리 큰 문제도 아닐 성 싶다는 생각을, 계속 울려대는 전화 때문에 3시간 자다 말고 일어나 담배를 피우며 문뜩, 그런 훌륭한 백일몽을 꿈꾸고 나. 한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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