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에 걸쳐, 두 권짜리로 된 어느 일본 소설을 다 읽었다. 참고용. 조금 지루했다. 반 년만의 독서가 갖는 이질감 때문이라기보다는 구성의 허점과 빈곤한 문체 때문에. 파격적인 소재와 여러 번의 수상 때문에 이리저리 회자되는 작품인 모양인데, 뭐 추리소설가여서 그런지 문체는 다소 부박했다.
인상 깊은 장면이 하나 있다. 테러리스트가 테러 직후에 여자를 향해 보라색 도라지꽃을 던진다. 도라지 꽃말은 에필로그 맨 마지막 문장에 소개된다. 영원한 사랑.
또 인상 깊은 편지 내용이 나온다. 1년 후에, 그 테러리스트가 브라질에서 일본으로 사랑하는 여자에게 보낸 편지의 말미.
지난 1년 동안 참았지만 역시 못 참겠어.
내가 하는 말 그다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진심이야. 다시 만나고 싶어.
사실은 가끔 당신을 떠올리며 자위도 하고 있어.
엉뚱하고 쿨한 연애 편지.
이 소설을 읽으며 내내 내 머릿속에 도라지꽃 이미지가 맴돌았는데, 피기 직전의 도라지 꽃봉오리를 손으로 톡, 터뜨려본 사람은 알겠지만, 지구상에서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가 가장 큰 게 바로 이 도라지꽃일 성싶다.
요즘에도 사무실 가면 자주 하는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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