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 미하일 레르몬토프.. (제정러시아 시대의 시인)
나는 홀로 길에 나서노라.
안개 속에서 자갈길이 희끗거리는
고요한 밤, 황야는 산 앞에 귀 기울이고
별은 별과 서로 말을 주고 받네..
하늘은 장엄하고도 아름답네..
땅은 푸른 광휘 속에서 잠자는데..
나는 어찌하여 이리 괴롭고 이리 어려운가?
무엇을 바라는가? 무엇이 애석한가?
나는 삶에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네
지나간 것도 조금도 아쉽지 않네...
나는 자유와 안정을 찾네...
나는 고민을 잃고 잠들고 싶네...
그러나 그것은 무덤의 찬 잠이 아니네..
내가 영원히들고 싶은 그 잠은..
가슴에서 삶의 힘이 꺼지지 않고.
숨쉬며 가슴이 조용히 들먹이고..
온밤 온종일 나의 귀를 즐겁게 하며
달콤한 목소리가 사랑을 노래해 주고..
영원히 푸른 떡갈나무가
머리 위에서 설레는 그런 잠이라네....
태양의 기억은...
작자 : 안나 아흐마또바 (구소련의 시인)
태양의 기억은 가슴에서 희미해져 가고
풀잎은 더욱 창백해지네
바람에 흩날리는 철 이른 눈발
소롯이, 더욱 소롯이.
좁다란 운하의 물은 얼음이 되어
이제는 흐르지 않고
결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
아, 결코!
수양버들의 앙상한 가지가
텅 빈 하늘에 부채살처럼 퍼져 있네
차라리 우리가
남남이었더라면.
태양의 기억은 가슴에서 희미해져가고
저건 무얼까? - 어둠?
어쩌면! 이 밤이 새면
곧 겨울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