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건을 준비하세요
'퀴어가족신파물'이라고 이름 붙이는 게 가장 적당할 듯 하다.
그나마 동성간의 파트너쉽이나 입양문제에 있어서 진보적인 스위스에서 만들어진 영화지만 그래도 이웃집 눈치를 봐야하는 시골마을에 살면서 동성애자로 행세하기란 쉬운일은 아닌가보다.
꽤 안정적으로 보이는 게이커플 랠프와 앤디는 암에 걸린 이웃집 미혼모의 아이 모리츠를 얼떨결에 떠맡게 된다. 아이를 싫어하는 랠프는 영 탐탁지 않게 생각하며 하나뿐인 혈육인 모리츠의 외할머니를 찾아내어 맡기려 한다. 하지만 모리츠는 처음 보는데다 엄마를 싫어하는 할머니와 살기보다는 게이커플과 지내는 게 더 편하다. 그리고 랄프 역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웃의 차가운 시선이다. 페도필리아라는 소문이 마을에 도는가 하면 한밤중에 누군가가 돌덩이를 집으로 던지는 일도 벌어지고 심지어는 아이를 납치했다는 혐의까지 받게 된다.
탄압은 인간을 강하게 만드나 보다. 그들은 자신들을 이유없이 비난하는 이웃에 시위하기 위해 한 밤중에 뻑적지근한 게이파티를 벌이고 아이를 데려가려는 사회복지사에게도 당당히 맞선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줄거리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텔레비젼 용 영화로 만들어진 소품이라 스케일이 크진 않지만, 미래에 입양을 꿈꾸는 동성애자들이라면 챙겨서 봐두는 게 좋을 영화가 아닐까 싶다. 한 두 군데 살짝 눈물이 나는 장면이 들어 있으니 반드시 손수건은 챙기고 또... 야한 장면은 없으니 (미끈한 누드는 나오지만...^^) 괜한 기대는 말아야 할 듯.
(참고로 상영시간은 수요일 1시30분, 토요일 1시 30분. 일요일 8시 50분. 토요일은 퍼레이드 로 집중해야 하니까 수요일이나 일요일 타임에 보러들 가시길...)
# 퀴어문화축제 사무국장님! 이제 임무완수했슴다.
약속대로 꼭미남 소개시켜주삼.
# 이 영화랑 더불어 가족구성권에 대한 영화로는 다큐멘터리 '결혼합시다'가 있슴미다.
이 영화 역시 만만치 않다고 하니 친구사이 회원들은 꼭 챙겨보세요.
(상영시간 화요일 1시 30분, 금요일 7시. 금요일은 퍼레이드 준비 땜에 안 될 거고... 화요일날 이 영화 번개 때리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