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인면수심 폭력 정권은 즉각 물러가라!
평택에서 인권활동가를 구속시켰던 데 이어 노무현 정권의 참여정부는 결국 무시무시한 만행을 저질렀다. 5월 4일 평택을 향한 ‘행정대집행’은 도저히 행정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 그것은 국방장관 스스로가 말하듯 군 ‘작전’이었다. 500여 명을 연행하고 특공대까지 동원하여 시위자의 열 배가 넘는 병력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저지르며 수백 명의 피를 뿌린 잔혹한 사태는 자국민을 상대로 벌인 전투,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짓밟는 점령 전쟁일 뿐이다.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고 선언한 지 닷새밖에 지나지 않았다. 대화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언론을 통해 홍보를 하던 정부가 어떻게 갑작스럽게 군과 경찰을 주도면밀하게 투입할 수 있었는가? 겉으로는 입버릇처럼 대화를 외치면서 속으로는 민간인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참으로 인면수심의 정권, 참여정부가 아닌 잔혹정부,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폭력 정권이라고밖에는 할 수 없다.
평택을 지키려는 것은 이 땅의 평화를 일궈내려는 외침이다. 그것은 자신이 살던 땅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 땅에서 생명을 키워낼 권리, 그 무엇보다도 최우선인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으려는 것이다. 이렇게 평화와 인권을 부르짖는 자들에게 토끼몰이를 하고 잔혹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할 짓이란 말인가.
윤 국방장관은 인구의 5만분의 1 정도의 극소수의 인원이 군의 ‘선의’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국방장관의 의식이 심각하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는 평택의 문제가 극소수의 문제이며 소수이기 때문에 고려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소수에게는 마구잡이로 폭력을 휘둘러도 된다는 것이다. 99명이 같은 말을 할 때 단 한 명만이 옳은 말을 할 때에도 이렇게 할 것인가?
소수의 사람이 겪고 있는 문제는 사실 모든 이의 문제나 다름없다. 대추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만도 아니고, 거기서 평택을 지키려는 자들의 문제만도 아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이의 평화를 지키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게 하고자 하는 일이다.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단지 ‘소수’의 동성애자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해 다른 이들을 억압하고, 스스로를 ‘일반’적인 기준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억압하면서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을 가로막게 하는 이 전체 사회를 향하고 있음과 마찬가지이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사람의 권리가 잔인한 폭력으로 짓눌리는 이 사태를 목도하며 강력하게 외친다.
1. 폭압적인 인면수심의 정권은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
2. 500여명의 연행자들을 즉각 석방하고 부상자가 받은 모든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
3. 평화의 땅을 피와 쇠붙이의 황무지로 만들려는 미군 군사기지 확장을 지체 없이 포기하라!
또한 군과 경찰이 잘했다고 박수를 치는 모든 자들에게도 호소한다. 국가가 겨누고 있는 곤봉과 방패가 언제 당신을 향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소수자의 권리를 짓밟는 행위가 지금, 그리고 언젠가는 깊은 상처를 내고야 말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시라.
2006년 5월 5일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