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고문'' 공군사병, 수차례 고통호소 묵살당했다
[세계일보 2006-04-28 00:06]
공군 방공포사령부에서 발생한 엽기적인 가혹행위 사건이 전기고문 외에 물고문을 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고, 피해 병사가 내무반 동료들에게 수차례 고통을 호소했으나 동료들이 묵살했던 것으로 드러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공군의 한 관계자는 27일 “피해병사인 유모(20) 이병이 김모(22), 곽모(21) 병장에게서 전기를 이용한 가혹행위를 당한 뒤 동료 병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동료들이 ‘가해 선임병들의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참고 있으라고 한 뒤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진술로 미뤄 볼 때 가해 선임병들은 내무반에서 다른 병사들에게도 이와 비슷한 가혹행위를 저질러왔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사결과에 따라 피해 병사는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그러나 “유모 이병 이외에 피해 병사가 없으며 현재 수사 중이라 내용을 전부 공개할 수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 의혹을 사고 있다.
공군은 이날 국방부에서 이 사건 관련 브리핑을 갖고 “김 병장과 곽 병장이 지난 2월8일 전입한 유 이병에게 ‘선임병을 즐겁게 해주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개그일지를 쓰게 하고, 내무반에서 개그를 제대로 못할 경우 손등과 허벅지에 전원이 연결된 전선을 대는 등 지난 2월20일부터 4월7일까지 모두 네차례에 걸쳐 가혹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들 가해 병사는 심지어 발전실 작업장에서 유 이병에게 1.5ℓ들이 물을 억지로 마시게 하는 등 두차례 물고문까지 자행했다고 공군 측은 전했다.
이번 사건이 공군총장에게만 보고되고 국방장관에게 보고되지 않은 데 대해 공군 측은 공군에서는 ▲항공기 사고 ▲영내 사망사고 ▲대민물의 사고에 한해 장관에게까지 보고한다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사건의 은폐·축소 주장을 반박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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