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목동
일방통행, 고층 빌딩 사이의 칼바람, 무빙 워크를 지나는 순간 마주치는 이쁜이들.
정확히 말하면 목동 현대백화점 주변을 걸을 때는 만나는 서울이다.
지난 한달간 아침 저녁으로 이곳을 지나다녔다.
잘 디자인된 곳이라 쉽사리 물 파악이 가능하지만, 워낙 사람이 많은 동네라
쉽게 점수 내리기는 힘든 동네다.
이 동네에서 살려면 근처에 담배하나 사려고 하더라도
스타일은 신경써야한다.
2. 종로 3가 낙원동 일대
20대에서 70대 이르는 고른 분포. 다양한 가격대의 식사. 허리우드 극장.
1,2,3 카바레. 골목 속 커플들의 행진. 낙원아파트.
어제 '흔들리는 구름'을 보면서 더욱 드는 생각은 낙원 아파트가 왠지 끌린다는 점이다.
그냥 아파트 외관에서 보이는 풍경 때문에.
혼자서 노년을 보내고 싶은 나같은 게이에게는 이 곳이 흡족할지도.
3. 대학로
외국인 노동자. 사귄지 얼마 안된 또는 한창 물오른 커플들. 누군가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사람들의 슬픈 목. 포스터. 맛없어 보이는 분식집.
요새 대학로를 밤과 아침에 자주 본다. 사람이 많이 줄었다. 그다지 살고싶은 곳도 아니고,
자주 가고싶은 곳도 아닌데 자주 간다. 그래서 자주가도 단골가게가 없다.
음. 별 재미없다.
4. 신대방
불편하다. 조용하다. 작은 시장. 담이 없는 집들.
무단횡단이 자유롭다. 생선가게 아저씨.
이사온지 한달이 넘었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 이동네. 정이 안간다.
그랬던 찰나에 오늘 오후에 시장에 들렸다 정둘 곳을 찾았다.
전에 살았던 동네 마트에서 점 찍었던 생선가게 아저씨가 얼마 안보이더니
이 동네 시장에 자신의 가게를 둔 모양이다.
미모는 여전하다.
흠찟 놀랬고, 전에 몰래 찍어두었던 사진을 잠시 확인해보고, 확인사살했다.
음. 다행이다.
마음 둘 곳이 생겼다.
괜찮아요 - 롤러코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