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화역에는 직원이 없단다. 모화 역에 세워진 팻말에는 '열차를 이용하는 고객 외에는 역내 출입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다.
서울로 올라오면서 처음으로 철도청에서 발간하는 책자를 집어 들었는데, 유독 눈에 들어온 사진 한 장. 울산과 경주 사이의 '모화역'이었다. 직원이 없는 이 역은 하루 평균 80여 명의 고객들이 이용한단다. 자본주의라는 괴물 : 2004년 이 역은 무인화되었고, 2011년까지 완전히 사라질 예정이다.
성격이 급해서 더 빠른 KTX를 자주 이용하지만, 이런 사진을 보면 한없이 마음이 약해진다. 가보고 싶은 모화역. 꼭 의정부 너머 어디 경기도 산지의 기차역처럼 한산해 보이면서도 직원이 전혀 없다는 그 수상한 침묵이 마음을 잡아 끈다.
허름한 기차역은 늘 내게 데이비드 린의 '밀회'가 갖고 있는 덧없는 사랑의 마지막 종착역 같은 신산한 정취를 주거나, 그것도 아니면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기다림에 대한 열망.
사진이 안 보이시거나 더 보고 싶으신 분은
http://blog.dreamwiz.com/media/folderlistslide.asp?uid=yuri105&folder=&list_id=4827709
추신 :
듣자 하니, 그 모화 역은 김동리의 '무녀도'에서 유래한다고.
오늘 아침 엄마도 함께 그 사실을 두고 씁쓸해 하셨는데, 봄의 성령인 진달래와 쑥이 점점 보기 힘들 정도로 시골 마을이 황폐화되고 있다는 건 지독히도 마음이 아픈 일이다.
Divine Comedy | Short Album about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