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고생 (The Ordeal, Calvaire, 파브리스 두 웰즈, 2004)
프랑스판 미저리? 아니, 외려 뒤렌마트의 소설과 더욱 흡사한 영화.
지방을 떠돌며 공연을 하는 남자 가수가 어느 날 산속에서 길을 잃어버린다. 자동차도 고장 났다. 우연히 가게 된 허름한 여인숙. 주인은 나이 든 할아버지다. 이 할아버지는 미쳤다. 실은 여자가 한 명도 없는 이 마을 남자들은 모두 미쳤다.
여인숙 주인은 곧 이 가수 남자를 결박하고, 고문하며, 머리를 깎고 치마를 입혀 자신을 떠난 예전의 아내 '글로리아'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가수 남자는 도망치지만 소용 없다. 다시 붙잡히기를 반복. 어느 날, 돼지를 앞세운 마을 사람들이 쳐들어와 여인숙 주인을 죽이게 된다. 구원일까? 지옥의 유황불은 더욱 타오르기 시작한다.
꽤 세련된 스릴러. 일견 미치고, 음산한, 안개낀 숲속 마을을 부각시킨 기괴한 로컬 영화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영화다. 여성과 달리, 남성들의 폭력적인 사랑의 방식이 어떻게 진화될 수 있는지를 폭로하는 영화.
추신 :
이쁜 애들은 보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