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남자`금주말 흥행신화 쓴다
[헤럴드경제 2006-02-27 14:32]
26일 1140만명 돌파…`태극기`추월 초읽기
AP등"한국사회 동성애 코드수용"보도 주목
영화 `왕의 남자`가 역대 최고 흥행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왕의 남자`는 26일까지 총 1144만여명을 동원한 것으로 자체 추산됐다. 평일 4~5만명, 주말 9~10만명이 관람하는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3월 첫째 주말을 지나면서 `태극기 휘날리며`의 1174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해외언론도 크게 주목하고 나섰다. AP통신은 23일 게이 카우보이의 로맨스를 다룬 미국영화 `브로크백 마운틴`과 비교하며 `왕의 남자`가 담고 있는 동성애 코드와 한국사회의 동성애 수용양상에 대해 집중조명했다. 워싱턴 포스트 (온라인) 등 유력 언론매체에 게재된 기사에서 AP통신은 "`왕의 남자`는 (성적 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관용(tolerance)의 신호"라며 "노무현 대통령까지 이 영화를 봤을 정도지만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스카상 수상이 유력한 `브로크백 마운틴`을 아직까지도 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2004년에서야 한국 정부는 동성애를 `금지된 성적 행동 목록`에서 제외시켰다"며 "엄격한 유교 전통과 기독교의 강한 영향을 받던 한국에서 동성애가 사회적으로 수용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라고 보도했다.
기사를 쓴 버트 허먼 기자는 "지난 2000년 홍석천이 유명인사로는 처음으로 게이임을 밝혔을 때 국가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며 "당시 그는 커밍아웃으로 인해 어린이 TV프로(`뽀뽀뽀`)에서 퇴출당하는 댓가를 치러야 했다"고 전했다.
AP는 끝으로 "감동적인 스토리와 작품성 때문에 `왕의 남자`가 성공할 수 있었지만 영화 흥행에 힘입어 동성애가 우리 사회에서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으면 한다"는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채윤 대표의 말을 인용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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