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는 좌석을 만든 건 누구 아이디어일까요? 거 마주 보고 앉기 남우새스러워 어디 쉽게 앉겠습디까?
오늘만 해도 딱 하니 심야버스 뒷좌석에 앉아 있는데, 왠 젊은 남자가 술 잔뜩 취해 비틀비틀 들어와서는 냉큼 맞은편에 앉습딥다. 뭐 공짜로 버스 타는 것도 아니고 누군들 그 자릴 못 앉겠습니까만 벌건 눈으로, 그것도 졸린지 꿈벅거리는 눈으로 날 바라보는데, 한참이나 머쓱했소이다. 생긴 건 꼭 이쁜 것들이 취해설랑 사람을 빤히 바라보는 못된 버릇이 있는데, 마침 내가 피곤해서 다행이지 안 그랬담 수유리까정 오는 동안 이쁜 척 방정맞게 눈 깜박이느라 꽤나 힘들 뻔하지 않았겠슴둥.
거 마주 보고 앉는 좌석을 맹근 분, 가로로 네 명이 앉는 좌석이 아니라 버스 양쪽을 따라 지하철 좌석맹키롬 주루룩 좌석을 놓으면 어디 똥줄이라도 탄답디까? 거 참 지척에 말야, 도시인들의 사회화된 '거리 지각'을 훼손할만치 바투 면상을 바라보게 만든 그 심사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 말입지비.
그러니까 말야, 오늘 내가 편집하다 말고 새벽에 들어오는 길이 아니었으면, 하여 이상한 생각 못하게 쪼까 피곤하지 않았더라면, 그 맞은편에 앉은 어여쁜 총각, 솔직히 말하면 버스 문을 열고 그가 들어오자마자 내 맞은편에 앉기를 바랬지만 정작 내 면상 앞에 그 예쁜 면상을 바투 들이대고는 숨 맥힌 생선 눈깔 같은 그 뻘건 눈을 느릿느릿 꿈적이니께, 그 총각의 취기 잔뜩 묻은 숨결에 숨이 턱, 막히고 이쁜 척도 제대로 못하겠고 거 참 난감했다 그 말이지요.
심야 버스의 술 취한 어여쁜 총각.
Jose Mari Chan | Beautiful Girl
호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