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레즈비언 군인부부 탄생
[세계일보 2006-02-03 11:24]
지난해 12월부터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영국에서 첫 레즈비언 군인 부부가 탄생했다고 대중지 ‘선’이 2일 보도했다.
선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왕립병참군단(군수 9연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바네사 헤이독(18·사진 왼쪽) 하사와 노스요크셔주 캐터릭에 주둔하고 있는 기갑사단 탱크 수송 하사로 일하는 소냐 굴드(19). 이들은 바네사가 근무하고 있는 부대 인근에 위치한 영국 윌트셔주 치펜햄의 결혼 등록사무소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식 부부로 인정받았다. 다른 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관계로 신혼 몇 주간은 떨어져서 지내야하는 이들은 가능한 빨리 스페인 남부 휴양지인 마조르카섬으로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이들이 만난 것은 2년 전 퍼브라이트 군 훈련소에서였다. 소냐보다 6주 앞서 훈련소에 온 바네사는 소냐를 본 순간 사랑에 빠졌고 교제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청혼을 했다. 하지만 소냐는 바네사가 이전에 다른 여성과도 사귀었던 점과 성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아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동성애가 공개적으로 인정되는 영국 군대 분위기와 훈련기간이 끝난 뒤 같은 부대로 배치되면서 이들의 사랑은 더욱 불타올랐다. 이들은 함께 밤을 보내다 상관에게 들켜 벌금 150파운드(약 26만원)를 내기도 했다.
동성 커플에게도 이성 커플과 같은 권리를 부여하는 시민결합법이 지난해 12월 21일 발효됨에 따라 이들은 결혼식을 올리기로 작심했고 부대장과 국방장관의 허가를 받은 끝에 마침내 정식 부부가 됐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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