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코러스 모임 반주자님 먼산님 덕에 좋은 공연을 감상했다. 슈투트가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 데뷔 60주년 공연이었는데. 마지막 프로그램이 드보르작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였다. 2악장 'Tempo di valse'는 나도 방송을 통해 많이 들었던 터라 편안하게 감상했다. 그러면서 빠져들었던 것이 코러스에 대한 공상... 다분히 Fancy한 생각들이다.
'누가 이 파트를 맞고 누가 이 파트를 해서 이 곡을 부르면 참 좋을텐데. 간단한 파트 연습은 악보 프로그램을 통해 집에서하고, 2시간 정도 짧고 굵게 연습하면 그리고 몇 가지 무대 매너를 포함시킨 다면 좋을텐데...' 하는 이런 생각들이... 만화책 그림 처럼 순간 순간 우리 모임 사람들의 노래 부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이런 공상은 역시나 공상이다. 그렇다고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만족할리도 없다. 그것이 현실로 이어진다면 이미 나는 또 다른 꿈을 꿀 것이고, 아마도 그 꿈을 꾸기전에 나는 현실에 지쳐있을지도.
올 12월에 이루어질 코러스 앨범 제작에 대한 몇 가지 준비들은 이미 되어 있는 상태다. 앨범제작 전문가가 우리 반주자이고, 우리 코러스 모임의 심볼에 대한 이미지를 - 멀리 떨어져 있지만 JK님을 믿는다. - 뉴욕에 계신 JK님이 구상중이고, 곡 작업도 지지부진하긴 하지만 실력자들이기에 닥치면 할 사람들이다.
고민은 역시나 누가 부르냐이고 그들과 어떻게 연습하냐다. 그 고민이 꿈대로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번 앨범 제작을 프로들이 하는 일처럼 순차적으로 기계적으로 하고 하고 싶지는 않다. 나도 그런 제작 과정을 잘 모르고, 자신도 없다. 즐기면서 하고 싶다.
'야 여기는 좀 더 이쁘게 불러야 돼.. 그리고 아마도 동작을 이렇게 하면 좋을 걸'
'여기는 빠르기를 다르게 해보자. 그리고 우리들 웃음 소리를 집어 넣으면 어떨까?'
'그리고 여기는 더 느끼하게 해야 돼.. 평소대로 해봐..괜히 이쁘게 할려고 하지말고..'
등등.. 자유롭게 서로 대화하면서 노래하고 싶다....
위 사진은 'London gay men's chorus'의 공연 사진이다. 저런 그림이 나오기전에는 많은 순간 순간들이 스쳐지났을 것이다. 그 과정들이 부럽고, 그 순간 순간이 힘들었을 것이다. 바라는 것은 이 과정을 함께할 사람들이다.
욕심일지도 모른다. 나조차도 아직 그런 열정이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내 욕심을 1/100 이라도 느껴주는 사람이 있다면 코러스 모임에 나와주길 바란다. 기존의 친구사이 회원들, 그동안 코러스 모임에 스쳐지났던 분들, 그리고 이 곳을 통해 저희 코러스에 관심있었던 분들.. 저랑 비슷한 욕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이번 앨범 작업에 함께 했으면 한다.
P.S 코러스 모임 이름도 생각해봤다. 그동안 '게이 코러스'로 만 불렸는데..
그냥 떠오른 것 하나.
'美인...' 우리한테 너무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사美인곡을 하나 만들어 볼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