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 공주라는 동화, 아마 다들 아시고 계실 것이다.
백설 공주에 관한 평은, 아마도 다음과 같은 것일 것이다.
우선 백설공주는 아름답기만 하고 무능력한 여자로, 백마탄 기사가 구해주지 않으면 도저히 절망적 상황을 헤쳐 나갈 길이 없는, 수동적이고 남성들의 성적 충족만을 위한 수동적 여성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성적 편견을 강화시킨다는 것이 우선이고,
아름답고 멋진 존재는 항상 왕자와 공주로, 이들은 전부 권력과 명예와 부를 동시에 향유하는 특권 계층으로, 물질 만능 풍조를 풍긴다는 데 문제를 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이 동화의 모티프이다.
시체처럼 싸늘하게 식은 백설공주의 입에 키스를 하는 왕자의 태도는 분명 "사애심"(죽은 것을 사랑한다는 말로써, 배설물이나 시신에 대한 성적 집착)을 표현한 것이고, 죽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 키스를 하는 행위는 아무리 좋게 보아도 "시간"(시신 강간)에 불과한 행위이다.
이 백설공주의 원전을 읽어보시면 아마도 이러한 모티프의 원형을 이해하시기 쉬울 것이다.
우선 원전에서, 백설공주는 아버지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가 계모에게 발각되어 쫓겨나게 되고, 그 다음으로 일곱 난장이에게 구해진 것이 아니라 돈이 없어 숙식을 해결할 수 없던 백설공주가 일곱 난쟁이에게 몸을 판 것이었으며, 독사과를 먹고 죽은 다음(잠에 빠진 것이 아니라) 시체 수집벽이 있던 왕자에게 역시 팔리게 되는 운명을 겪는 것이 바로 백설공주이다.
이후, 계모에게 가해지는 그 끔찍한 고문은 말로 표현하기조차 끔찍한데...
이것은 백설공주에 한한 이야기가 아니다.
신데렐라 역시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는 범주의 것을 넘어서 원전을 본다면?
신데렐라는 자기 계모를 암살하고 자기 가정교사를 아버지의 아내로 맞이하게 한다.
이후 가정교사에게 배반당한 신데렐라는 나중에 호박으로 마차를 만들어준 마녀를 찾아가서 까마귀를 빌린 다음 그 까마귀를 시켜 계모와 계모의 두 딸의 눈알을 뽑는 장면이 압권이다.
문학적 눈치가 좀 있으신 분이라면 푸른 수염이라는 동화에서 푸른 수염이 자기 아내에게 준 "절대 열어서는 안되는 방의 문열쇠"라는 것이 사실상 문맥적으로 판단할 때 열어선 안되는 문이란 정조대를 의미, 그리고 그 문을 마음대로 열고 들락날락한다는 의미란?
프리섹스를 의미하는 것이다.
권력투쟁, 시간, 프리섹스 등을 모티프로 전개한 동화...
과연, 그 내용은 동화가 되며 많이 변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에게 읽어줄만한 동화인 것인지 심히 궁금하다.
=================================================================================
동성애가 문제되어 상영이 금지된 영화가 아주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성애만이 보여야 하는 너무나도 잘난 "정상인"들의 세상,
그리고 정상인들이 그렇게 아름답다는 그 잘난 동화.
동성애자가 한명도 아니 나오는 "이성애자"의 문학이 얼마나 성적으로 아름다운지, 진심으로 그들에게 묻고 싶다.
오프 활동이 역시 가장 중요하겠지만, 온에서도 토론과 재미난 글이 많이 올라오는 게시판이 되었으면 합니다.(일일 게시물의 양 등이 너무 적은 것 같고, 자료방도 그다지 활성화되어 있는 것 같지 않아서 이렇게 건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