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땅에서 2년을 있었다고 영어를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나처럼 말이다. 특히 전화 영어는 얼굴 표정과 손짓 발짓을 보거나 쓸 수 없기에 더욱 어렵다. 미국 땅에서 지낼 때 전화가 오면 내가 하는 말은 단 두 마디. '헬로', '홀드 온 플리이즈'. 그 다음 미국인 아무나 불러서 왠 당신을 찾는 전화가 왔다고 하는 식이었다.
얼마 전 사무실에 있다가 걸려온 전화 한 통. 오우 마이 가드, 영어를 쓰는 외국인이었다. 내가 제대로 들은 거라면 동남아시아의 모 나라 게이 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며, 한국에 무슨 인턴쉽 때문에 아주 잠시 왔다는 것. 그래서 한국 게이 운동에 대해 알고 싶다는 것. 아임 싸리? 를 열댓 번을 해서 겨우 알아낸 정보였다.
그러나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떠듬떠듬 언제 한번 찾아 오시라, 하고 그냥 끊었다. 옆에 있던 한 친구는 'about'을 '아바웃'이라고 한 것을 듣고 말았다며 픽, 하고 비웃고.
지난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할 때에도 핸드폰고리며 옆서를 팔 때에도 외국인들이 참 많이 부스에 찾아왔더랬다. 그 때는 '원 따우즈언드 원'만을 외치며 얼마간의 수익을 올렸었다. 옆의 기즈베 형은 쏼라쏼라 하며 비싼 씨디도 참 많이 팔더만.
오늘의 결론: 국제화 시대에 어쩔 수 없이^^;; 국제적 단체가 된 만큼 친구사이 회원들에게도 영어 과외를 시켜주자. 국제단체용 영어 회화 프로그램 소모임, 이런 거 괜찮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