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여러사람들과 분홍신을 봤습니다. 회원분들도 궁금해하실 분홍신의 흥행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보통 관객들이 원하는 공포영화는 즐길 수 있는 공포입니다. 관객은 오락의 하나로 공포영화를 보는 것입니다. 영화가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감수하지만 불쾌하게 하는 것은 배척합니다.
분홍신은 관객들의 심장을 움켜쥐고 깜짝놀래키는 무서움 면에서 탁월합니다. 연출의 호흡과 화면 그리고 사운드까지 일관된 톤을 유지하면서 감정을 고조시키고 터트려 공포심 직후의 짜릿한 감각을 뽑아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쓰리 메모리즈 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김혜수는 욕망을 잊고 사는 건조한 여인에서 서서히 억누르던 욕망이 극대화되는 여인을 인상적으로 연기합니다. 차분함에서 주체할 수 없는 공포에 떠는 모습까지 호흡이 괜찮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인물이 나쁜놈이건 착한놈이건 매력이 있어야 관객이 영화에 더 몰입할 수가 있고 끝난 뒤에도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전에 봤던 셔터나 기타 여러 공포영화의 경우는 과거의 사건이 밝혀지고는 캐릭터가 힘을 잃습니다. 그럴 경우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한 관객의 애정이 바로 싸늘하게 식어버립니다. 캐릭터가 매력을 완전히 상실한 순간 관객은 그 캐릭터를 바로 놔버립니다.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캐릭터의 생명도 끝나버립니다.
분홍신의 선재(김혜수)는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차곡차곡 매력을 쌓아갑니다. 갈등이 생겨도 그 매력을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성실히 매력을 끌고가다 영화의 가장 클라이맥스에선 선재의 매력도 가장 극대화 됩니다. 그 클라이맥스는 선재에게 또다른 매력을 부여하는 순간이기도 하고요.
영화의 뒤끝이 꽤 좋아서 스탭롤이 올라가고 난 다음에도 기억에 남아 관객의 상상에서 또다른 이야기들을 창출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상영관을 나서는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봤는데요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호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분홍신은 관객이 즐길 수 있는 무서운 영화의 조건을 갖추고 있고 좋은 뒤끝을 가지고 있고 배우도 매력적이고 여운도 오래가는 멋진 영화입니다. 누가 "분홍신 어때"라고 묻거나 "요즘 볼만한 영화 뭐 있냐"고 물을 때 많은이들이 "괜찮은 영화다. 재밌었다. 직접 봐라 "라고 답할 수 있는 영화라 생각됩니다.
한줄요약: 영화 재밌었음, 흥행성 충분
덧붙이는 말: 분홍신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직접 보세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