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곳곳서 동성애자 시위.."결혼 허용하라"
[연합뉴스 2005-06-26 07:23]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 유럽의 동성애자 수십만명이 25일 파리, 베를린, 리스본, 아테네 등 곳곳의 대도시에서 동성결혼 허용 등 권익 옹호를 외치며 가두 시위를 벌였다.
동성애자 정치인으로 잘 알려진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과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도 '게이 프라이드'란 모토를 내건 이날 퍼레이드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파리 시내에는 행사 주최측 추산으로 70만명, 경찰 집계로는 30만명이 모여 테크노 음악을 틀고 드럼을 치며 행진을 벌였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시위 군중은 동성애 커플의 자녀 입양, 결혼, 다른 이들과 동등한 권리를 요구했으며 에이즈 희생자들을 위한 3분 간 묵념의 시간도 가졌다.
행사 주최측은 프랑스에서 매일 4명의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에이즈 바이러스(HIV) 양성반응 사실을 인지한다며 동성애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들라노에 파리 시장도 사회당, 녹색당 지도자들과 함께 행진에 참여해 동성애 결혼 허용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베를린 시내에서도 이날 행사 주최측 추산으로 2만5천명이 동성애자 권익 옹호 행진을 벌였다.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과 레나테 퀴나스트 연방 농업장관도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또 이날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는 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사상 최초로 동성애자 시위가 열렸다.
포르투갈의 동성애자들도 리스본에 모여 "성적 취향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를 규정한 헌법 조항을 지키라"며 동성 결혼 합법화를 주장했다.
유럽에서는 지금까지 네덜란드와 벨기에가 동성 결혼을 합법화 했지만 다른 나라들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동성결혼 허용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한 뒤 상원 심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종교 및 보수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포르투갈에서는 동성애자를 겨냥한 공격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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