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는 대학교 친구 였습니다.
그 친구는 홀어머니와 살고 있었더랬습니다.
그 친구에게 왜 아버지가 없느냐는 질문을 대신 그 친구의 방엔 항상 친구들로 가득했습니다.
그 친구는 동기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던 나에게도 길을 만들어 주었고, 내 친구가 되어 주었고 그리고 내가 뛰어 들지 못하던 과 행사의 도우미도 마다 않고 하던..
좋은 친구 였고 믿음직한 친구 였습니다.
그 친구는 학교를 졸업하고 T.G.I friday 의 부 지배인을 꿈꾸며 열심히 일을 했었습니다.
초기에 옷에다 달 뺏지와 튀는 패션 제안은 제 아이디어였고 제 아이템들이었더랬지요.
몇 년을 일하던 친구는 어머니의 많은 빚을 보다 못해 술집을 차려 갚아야 한다는 논리를 폈고 .....
술집은 몇 개월을 못 견디고 적자에 허덕였고 그리고 친구는 친척이 하는 술집에 일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그 때.. 친구의 여자중 하나가 임신을 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술 집 한 켠에 작은 방에 어머니와 단 둘이 쓰던 방이 신혼 살림집이 되었다는 소리까지 듣고 ..
그리고 2년....
오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코맹맹이 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고 잘 사냐고 묻고 아기는 걸어 다니며 돌도 지났다 하고 요즘은 가게, 집, 가게, 집 하고 살고 그리고...
모든 걸 포기하고 산다며 허허 .. 웃는 데..
전 그 웃음이 울음으로 들렸습니다.
차라리 만나서 소주에 취해 엉엉 울음이나 터트릴 것만 같은 데 친구는 자꾸 웃었습니다.
영화 편집 책을 사서 틈틈히 보던 친구, 점심은 굶어도 영화 한 편 싸게 볼 수 있다면 마다 않던 친구였는 데........
다 포기한다고 말하고 그리고 돈 많이 벌면 그 때 사람들이 찾아 주겠지.. 하고 허허 .. 웃던 친구..
친구가 울고 있구나 .. 전화를 끊으며 난 왜 이리도 못나서 친구 하나 돌아보지 못했는 지 반성하고 또 아파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돈이 문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