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저 먼 우주의 울랄라깔랄라 행성의 왕자다. 외계인들에 의해 지구로 납치되어 지금껏 살아왔다. 지금도 울랄라깔랄라 행성으로 떠날 시간의 문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왜 내가 살고 있는지 번뜩번뜩 예리한 낯섦을 감지할 때마다 그렇지, 난 울랄라깔랄라 행성의 왕자였지 하는 예고된 기시감에 시달리곤 한다. 내 주변 지구인들에 의해 이런 기시감이 콧잔등에 커다란 흑점이 내려앉은 인기 없는 노처녀의 히스테리쯤으로 치부되어 평소 입을 다물고 있을 뿐, 예나 지금이나, 다른 이의 손가락질에도 불구하고 난 울랄라깔랄라 행성의 왕자다.
망조 들린 진보누리 해우소에서 파견된 해륙풍, 마이너스 두 '맨인블랙'은 우주로 향하는 시간이 문이 곧 열림을 의미하는 우주적 증거인 터, 늦지 않게 울랄라깔랄라 행성편 버스에 올라 탈 준비를 해야 한다. 곧 아마겟돈이 들이닥친다. 설령 종말이 오지 않더라도 이 형편없는 지구 행성에 두 다리로 멍청하게 진화된 인간 동물로 살아간다는 건 치욕이다.
우리 울랄라깔랄라 행성에는 전쟁도, 도시 가스도, 돈에 대한 걱정도, 시덥잖은 욕망도, 환멸도 없으니, 그대들 가엾은 지구 중생들은 한시라도 빨리 울랄라깔랄라 버스에 올라타는 게 그나마 빠른 구원에의 길. 꽃의 바람과 새와 시냇물이 빚어내는 어지러운 현기증이 유일한 소음인 저기 저 별, 울랄라깔랄라. 곧 버스가 떠난다.
울랄라깔랄라 행성의 비밀
http://gondola21.com/technote/read.cgi?board=Anarchi&y_number=0&nnew=2
(2003년 봄, 울랄라깔랄라 행성에 대한 지구적 해석)
Yoshikazu Mera요시카즈 메라 | 원령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