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동성커플 허용 국민 찬반투표
[내일신문 2005-05-17 15:09]
[내일신문]
6월 5일 스위스에서 동성 커플에게 실제 부부에 준하는 법적 제도적 지위를 부여하는 스위스식 연대협약(PACS)찬반 국민투표가 시행된다.현재로서는 찬성 여론이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66%의 스위스인이 동성연애자 결합의 제도적 인정에 동의하겠다고 답했다.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답한 사람은 24%,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답은 10%에 불과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보수우파인 중앙민주연합(UDC)를 제외하고는 모든 정당이 새 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스위스 사회가 원래부터 동성애자들과 이들의 결합에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1970년대만해도 스위스에는 동성애자를 억압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스위스에서 게이로 산다는 것은 미국에서 흑인으로 사는 것과 같았다”고 올해 65세인 마틴 프뢸리히 동성애 인권운동가는 말했다.
물론 1942년 이후 동성애는 공식적으로 인정됐으나 형법상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는 평등하지 못했다. 당시 이들을 감시하는 풍기단속 경찰관이 존재했고 이로 인해 동성애자들은 직업상 사회적으로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의 성적 성향을 숨겼고 외적 압력은 동성애자들 사이의 내적 압력으로 확산됐다. 당시에도 스위스동성애자기구가 존재했으나 이들은 그들 간의 모임을 개최하는데 그쳤을 뿐 어떤 정치적 활동도 하지 않았다.
본격적인 변화가 온 것은 1968년 유럽 국가에서 학생주도의 혁명이 있고 나서부터다. 이후 학생들을 중심으로 동성애자 차별반대 움직임이 활발했고 1978년 ‘텔레아레나’라는 TV 프로그램은 일반 국민들의 의식을 전환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스위스 일간 타게스 안차이거는 전했다. 80년대 중반 들어 에이즈(AIDS)가 확산되면서 동성애자들의 움직임은 주춤했으나 AIDS 예방정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다시 활발해 졌다. 그 사이 경찰 동성애자 장부는 폐기됐다.
“그 이후 동성애자들의 운동은 정부의 억압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 보다 큰 평등을 위한 것으로 전환됐다”고 스위스 동성애자 연합을 이끌고 있는 ‘핑크 크로스’의 모엘 볼켄 사무총장은 말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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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언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