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자주 친구사이 사이트에 접속한 것이 화근이었는지..
엠티 마지막날 아침 형한테 받은 전화가 왠지 찜찜했는데..
어제 집에 들어가니 이야기를 하더군요.
대학교2년때 한번 들킨적(애인과의 편지)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한번의 장난이라고 -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대충 땜질하듯이 넘겼는데.
어제는 어쩔 수 없겠더라고요.
제가 자립하고 당당해져서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좋았을텐데.
형은 공부하는 중에 '친구사이'라는 단체 활동을 계속할 것인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제 성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것도 아직은 힘들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제 생각을 존중한다고 합니다.
정신병원에 상담해보지 않겠냐고 물어보는 정도의 아직은 미약한 인식이지만..
그리고 내가 여자이고 싶냐고 물어보는 정도이지만..
언제나 정곡을 찌르는 질문으로 나를 괴롭히는 형이지만
내 꿈을 위해, 내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라는 충고로 들렸습니다.
오늘 아침 형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겠더라고요.
어제 형은 앞으로 어떻게 대해줬으면 하겠냐고 물었는데..
그냥 평상시처럼 다름없게 대해 달라고 했는데..
제가 오히려 거북스럽더군요..
조심스럽고...
난감한 아침인데..
조용하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조용한 시작이라고 부를까요?..^^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잖니.
용기를 갖고 차근차근 풀어 보렴.
요즘은 나도 고민 많은데 만나서 술한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