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동성애 찬반논쟁에 휘말려 '혼쭐'
'동성애 결혼 지지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정치권만이 동성애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P& G, 크래프트 등 미국의 간판 대기업도 이른바 '문화 전쟁'에 휩쓸려 홍역을 치 르고 있다.
MS는 최근 2주간 동성애 지지를 철회했다가 다시 철회를 번복하는 소동을 벌였 다. 보수적 교회단체로부터 불매운동을 당하자 지난달 말 동성애 지지를 철회 했다가 다시 동성애 그룹과 사내 반발 여론에 직면하자 다시 지지를 선언하게 된 것.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동성애 문제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생각해 본 결과 나는 사업장에서 다양성을 인정하 는 것이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했다"며 "이에 따라 나는 동성애 반차별법을 회 사가 지지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P&G도 비슷한 경우다. 이 기업은 신시내티 동성애 법안을 지지했다가 역시 교 회 단체의 뭍매를 맞고 결국 지지를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크래프트 역시 2006년 게이올림픽을 후원한다는 사실이 내부 직원의 '고발'로 인해 드러나자 마자 미국가족연합회(AFA)는 반크래프트 캠페인에 돌입했다.
홈데포는 사내 직원의 애완동물까지 의료보험 혜택을 주면서도 동성애 파트너 는 배제시켜 동성애 그룹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하루만에 굴복한 사례가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통상과 환경 규제, 개혁 등 경제적 이슈에만 치중했던 기업들 이 이제는 동성애 낙태 줄기세포 등 사회적 이슈까지 떠앉아야 하는 부담을 안 게 됐다"며 "일각에서는 기업이 직원과 주주, 소비자들의 핵심 가치를 표방해 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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