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 그대]꽃미남 뱀파이어역 이켠
[서울신문 2005-05-05 08:45]
[서울신문]“1등보다 2등이 좋은데요.”
MBC 주간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어리어리 꽃미남 뱀파이어 ‘켠’ 역할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게(?) 소화하고 있는 탤런트 이켠(23)이 내세운 ‘2등 주의’는 다소 의외.
모두 진지하게 대사를 읊조리는 가운데 초롱초롱 눈망울로 엉뚱한 말을 던져 웃음을 자아내는 극중 모습과 닮았다. 하지만 “따라잡을 목표가 있잖아요.”라는 설명에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등 주의’는 독특한 이력에서 나온 것 같다. 햇수로 치면 올해 벌써 연예계 9년 차. 고교 1학년이던 1997년 ‘뿌요 뿌요’로 인기를 끌었던 혼성 그룹 ‘UP’의 멤버로 데뷔했다.“2년 뒤 그룹이 해체되자, 주변 동료들에게 무시를 받기도 했어요. 솔직히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에이전시 없이 ‘혼자’ 뛰었다. 직접 수십 개의 오디션을 쫓아다니며 작은 CF와 모델부터 시작한 게 어엿한 연기자 생활로 이어졌다.“주어진 역할이 크든 작든 상관하지 않아요, 언제나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라고 말하던 그는 “그래도 여우주연상(웃음) 빼고는 모든 상을 받고 싶다.”며 슬쩍 욕심도 내비친다.
‘프란체’로 뜬 이후 무척 바빠졌다. 일주일에 2∼3일 놀 수(?)있었는데 이제는 아침·저녁 스케줄이 가득 들어찼다.“다소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알차게 하루를 지내는 것 같아 오히려 즐겁다.”고 방긋 웃는다. 쌓인 피로는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YTN스타 ‘타워 스테이지’ 등에서 MC를 보며 ‘말발’로 시원하게 풀어버린단다.
후속 작품을 생각할 때 ‘프란체’의 ‘바보+느끼+동성애’적인 캐릭터가 너무 강하게 느껴지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그는 “처음에 흡혈귀라고 해서 힘들겠구나 했는데, 게다가 바보라고 해서 당황스러웠죠.”라면서 “하지만 제 또래에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제겐 행운이죠.”라고 오히려 되묻는다.
진짜로 엉뚱한지 ‘쿡’ 찔러봤다. 아니라고 부인도 하련만, 이내 “사실 그런 면이 있다.”고 심각하게 수긍하더니 “워낙 바보 역할을 하다 보니 실제로는 눈치가 빨라지는 좋은 점도 있다.”며 너스레를 떤다.
‘프란체’ 2부 시작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이켠은 “분위기도 한창 물이 올랐고, 선배들과 호흡도 너무나 잘 맞습니다.”라면서 “기대해주세요, 여름이 오기 전까지 즐겁게 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눈을 빛냈다.“그거 아세요? 연기할 때 (심)혜진이 누나가 휙 얼굴을 돌리면 오싹할 때도 많아요. 하하하.”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박희진씨 사인좀..(: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