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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호][활동스케치 #1] 2025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후기
2025-10-01 오후 18:34:40
3576
기간 9월 

[활동스케치]

2025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후기

 

2025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사진1.jpg

 

 

게이법조회의 현직 변호사들이 알려주는 성소수자를 위한 법률 상식! 친구사이 교육팀과 게이법조회가 함께 준비한 <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강연이 두 차례에 걸쳐 열렸습니다. 작년에도 게이법조회에서 진행해주신 <게이 생활 법률>이 정말 많은 분들의 관심을 얻으면서, 올해는 형사법과 가족법(동성커플 관련 법률) 부분을 나눠 진행했는데요. 매 회차마다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시고 자리를 꽉 채워주셨습니다.깨알 같은 법률정보들을 속속들이 알려주신 게이법조회 변호사분들, 그리고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참가자 중 몇 분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 친구사이 교육팀장 크리스

 

 
친구사이에 매일같이는 아니더라도 꽤 오랜 시간 발걸음을 하다 보면, 꾸준히 하는 기획에는 한 두 번씩 참여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취향에 맞는 기획을 알게 되고 아닌 건 적당히 거르게 되는데, 가끔 누구나 너무 가고 싶은 기획이 혜성처럼 나타나는 때가 있습니다. 그런 기획은 보통 선착순이라 빠르게 인원이 채워지고, 그 중엔 처음 보는 얼굴들도 많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꼭 참여해야겠지요. 다행히 신청에 성공한 저는 새 얼굴을 보러, 아니, 이 신선하고 유용하여 내 삶을 윤택하게 해 줄 것만 같은 기획에 참석하기 위해 핫핑크 때때옷을 챙겨입고 종로3가 친구사이 사무실 사정전을 찾았습니다.

 

그 딱딱하고 엄격한 법을 배우고 매사에 활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뭐랄까 조금 그와 닮아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만, 그런 편견을 보란 듯이 비웃듯 강의는 부드러웠고, 뒤풀이는 엄격하지 않았습니다. 그대들은 말을 잘해서 변호사이신가요, 변호사라서 말을 잘하시는 것인가요. 민사인가, 형사인가, 조서는 어떻게 써야 유리한가, 잘못 썼다가는 얼마나 골치가 아픈가, 그러니 너에게 왜 변호사가 필요한가에 대하여 익숙한 사례와 그렇지 못한 판례를 들어 조목조목 설명해주셨습니다. 2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고,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자부합니다. 아무래도 민감한 사안들이니, 이렇게 공개적인 지면을 빌어 상세한 강의 내용을 기재하기 어려운 것은 정말 아쉽네요. 근 6주 정도가 지난 이제 와서 후기를 쓰려니 기억나는 사례가 없어서 얼렁뚱땅 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번째 강연이 동성커플 법률 가이드라고 하여 아직 짝이 없는 저는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차피 다 커플들만 올 텐데 그게 새 얼굴이든 헌 얼굴이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하지만 첫 번째 강연을 들어보니 두 번째 강연 역시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을 것 같아서 조금 후회가 됩니다. 꼭 짝을 만들어 함께 갈 테니 다음 기회가 반드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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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참가자 / 황이

 
 
2025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사진2.jpg

 

 

화가 난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짜증 나게 만드는 거지? 강연을 시작하기 전 변호사님이 ‘혼자 오신 분 계신가요?’ 물어보셔서 그런 건가. 그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 앞에서 왜 손을 들지 않냐고 나를 쳐다보던 참둘기 때문인가. 아니면 친구사이를 대표해서 법조회 강좌 전에 좋은 연설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뒤에선 솔로인 나에게 “넌 이 강좌 들을 필요 없잖아”라고 말한 윤하 때문인가. 후기를 쓰면서 화가 난다.

 

토요일 오후 4시 이른 시간임에도 강연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5분 정도 늦게 도착한 강의실에는 이미 많은 사람으로 채워져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동성 커플에 관한 법률 강의를 듣기 위해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동성 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모두 법이 채워주지 않은 갈망 때문에 모여서 그런지 강의 시작 전 분위기는 매우 엄숙하고 조용했습니다. 교육팀장 크리스의 인사로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강의가 어떤 분위기로 흘러갈지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강의가 시작되고 게이법조회에서 오신 세 분의 변호사님들은 처음 법을 접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다양한 사례를 예로 들어주셨고 어려운 법률 용어 대신에 일상에 사용하는 언어들로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동성결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로 시작한 강연은 아직 결혼할 수 없는 동성 커플이 어떻게 법에서 서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동거, 입양, 상속 등 막연히 생각했던 문제들을 법률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세밀하게 풀어서 이야기해주셨습니다.

 

하지만 강연을 들으면서 나의 동성 파트너와 가족이 되기 위해서 입양하고 동거를 할 때 계약서를 쓰고 이런 방법들이 결국 결혼이 불가능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게 화가 났습니다. 강의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 변호사님들은 ‘앞의 내용도 안 좋았는데 뒤에 내용은 더 우울하네요’라며 씁쓸한 미소와 함께하신 말씀이 우리가 처한 현실을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강연장에 이렇게 많은 동성 커플들이 존재하는데 법으로 보면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돼버린다니 허망함이 밀려왔습니다.

 

강연이 끝날 때쯤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결국 동성 결혼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져 더 이상 이 강연이 필요 없어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강의를 준비해 주신 변호사님과 친구사이 교육팀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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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참가자 /

 
 
2025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사진3.jpg

 

안녕하세요. 결혼을 꿈꾸고 있는 8년차 연애남입니다.

 

연애를 하는 내내 결혼이라는 상상을 때론 해보기도 했지만, 잘 상상도 안 되고 주어지지 않은 선택지라고 생각하다 보니 막연히 미뤄왔던 것 같습니다. 서른을 넘어 주변에서 결혼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지니, 고민이 되긴 하더라구요. 이런 시간들을 보내다 드디어 제 주변에도 퀴어 결혼식을 하는 커플이 생겼습니다. 양가 가족들이 모두 참석해서 축하받으며 결혼식을 올리는 제 친구를 보니 저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더 용기도 생기더라구요. 그러면서 결혼, 그리고 같이 사는 삶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도중 친구사이-게이법조회에서 동성 결혼에 관한 강연을 개최해주셔서 참가하게 되었는데, 두 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 가지는 강연장을 꽉 채울 만큼 많은 커플들이 결혼을 갈망하고 있고, 우리는 함께구나-라는 생각이었고, 또 한 가지는 그 관계에 대한 무게감, 책임감을 한 번 더 느끼는 자리였습니다.

 

강연 중 소개해주신 동성 결혼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주시는 분들의 사례, 해외의 사례들과 그 외에도 수많은 커플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지만, 각자의 삶 속에 융화되어 지내기 바쁜 탓에 서로의 존재조차 인지하고 있지 못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또한, 결혼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관계를 당사자 간에 책임을 가지고 보장받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두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큰 책임감을 가진 관계인지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강연을 계기로 조금 더 구체화된 방향을 되새길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고, 현실의 어려움도 더 많이 와닿았지만, 그만큼 희망도 더 많이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친구사이와 게이법조회의 활동 항상 응원하며, 저 또한 제 자리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고민하며 잘 살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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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참가자 / 인형

 
 
 
 
2025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사진4.jpg
 


8월 8일 
금요일 종로3가 지하철역에서 내리니 여름이라서 그런지 꽤 밝은 저녁이었다. 친구사이 건물 3층으로 올라가서 자리에 착석하니 이미 많은 분들이 모여 있었고 다들 경청할 준비가 잘 되어 있는듯한 결의가 보여지는 자리였다. 먼저 자료들을 다운받을 수 있는 QR코드가 있어서 나중에도 참고할 수 있었고, 교육은 대단히 현실적인 사례들로 이루어졌다.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아우팅에 대한 위협 등 협박을 당하는 상황, 동성 간의 성폭력과 데이트 폭력, 때로는 민감한 부분에 대한(?) 성행위 촬영, 공유 혹은 (나 어떻게 잡혀가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 몸 사진 교환 등 우리가 게이라는 이유로 조금은 조용히 다뤄졌던 부분에 대해 다양하게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뭔가 게이는 법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더욱 초반에 더 적극적으로 방어 및 법적으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게이법조회 변호사 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안도의 마음도 들었던 도움이 되는 교육이었다.

 

9월 13일
두번째 교육은 아직도 더웠던 9월 13일 토요일 오후 4시에 진행되었다. 딱 봐도 98% 이상이 커플이었다. 나는 당당하고 화려한 싱글로서 앞으로를 위해 집중해서 교육을 들었다.

 

근데 너무 복잡했다... 나도 (현재는 완전한 싱글이지만) 커플이었을 때를 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었는데, 법적으로 들어가니 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쓸 부분이 많았던 것이다. 특히 동거, 재산 분배, 유산 상속 등에 있어 우리가 법적으로 게이 커플로 인정을 못 받음으로써 생각지도 못하게 시간 낭비, 거대한 계약서 내용(몇만 장도 모자란다고 했다)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법적으로 성별이 남녀인 혼인만 인정되는데, 혼인 신고서로 간단하게 끝낼 수 있는 부분이 평등하지 않은 권리로 인해 침해받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즐겁고 현실적인 이번 친구사이 교육을 통해 조금 더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그리고 나의 친구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들을 조금 더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다음에도 더 좋은 친구사이 교육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친구사이 회원님들 다음 교육도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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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커뮤니티 생활법률’ 참가자 / 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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