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4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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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2]
2025년 상반기 교육프로그램
'벌거벗은 Q – 성소수자가 꿈꾸는 무지개 다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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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햇살이 반짝이는 4월, 친구사이 교육팀의 고유 프로그램 <벌거벗은 Q>가 ‘성소수자가 꿈꾸는 무지개 다리’라는 이름으로 두 번에 걸쳐 열렸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는 게이 커뮤니티의 장례와 애도에 대해 좀 더 살펴보고, 유언장 작성을 통해 성소수자로서 유언을 남기는 것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시간이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함께해 강의를 경청하고,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이 담긴 유언장 쓰기를 체험하셨습니다. 유익한 교육 진행해주신 종걸님과 류민희 변호사님,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참가자 중 몇 분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 친구사이 교육팀장 크리스 |

퀴어와 죽음 – 떠올리기만 해도 서글퍼지는 두 단어의 만남이다. 한 주의 고단함을 들뜬 기분으로 밤새 즐겨도 모자란 금요일 저녁에 굳이 비참해질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게이 남성으로 안정적인 삶을 어떻게 직조해 나가야 할지 이전보다 고민이 더 많아진 요즘, 해답을 찾고 싶어 주저 없이 이번 2회차 교육에 모두 참여했다.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교육이었다. 게이 커뮤니티 내 장례와 애도의 면면, 유언장 작성이라는 두 가지 꼭지로 진행된 이번 교육을 통해 퀴어로서의 죽음을 깊숙이 상상할 수 있었다. 민법 내 장례주관과 상속 및 유언집행에 관한 법리와, 이를 경험한 퀴어들의 실례로 구성된 교육의 균형이 아름다웠다. 법이 아직도 퀴어의 삶과 사후를 적극 비호해주진 않지만, 그렇다고 그 고압에 굴복할 필요가 없다. 어떻게든 틈을 찾아 살아남는 우리네 삶의 끈질김을 다시금 확인했다.
실제 유언장을 작성하며 교육을 마무리하고, 우리의 삶은 숨이 붙어 있을 때나 세상을 등질 때나 퀴어가 아닌 이들보다 녹록지 않음을 절감했다. 특히나 퀴어로 살아가는 법을 익히고 실행하기도 버거운데, 죽음까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은 큰 짐이다. 그럼에도 죽음은 누구나 준비해야 하며, 역설적이게도 삶은 죽음을 상상해야만 질서를 갖춘다. ‘그래봤자 바뀌는 건 없다’는 황량함이 기본값인 퀴어들의 삶에는 죽음을 구상하는 일이 절실하다. 그래야 비로소 그 뿌리깊은 울적함을 생긋한 생명력으로 변환할 수 있다. 퀴어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번 교육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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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Q' 참가자 / 모

강의에 앞서 강사님께서 이전에 본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지 물어보셨는데, 뜻밖에 나만 손을 번쩍 들었다. 사실 유언장 갱신보다는 새로운 강사님이 동일한 주제를 어떻게 펼쳐나가실지 궁금해 다시 참여한 것이었다. 이런 나로서는 2년 사이 많은 변화를 맞이한 유류분 제도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게 꽤나 흥미로웠다. 작년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형제자매의 유류분 폐지, 패륜적 가족의 유류분 불인정이 결정됐고 이제 국회의 관련 후속 조치만 남은 상황이라고 한다. 전통적 가족의 형식적 공고함에 균열을 내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2년 전 유언장을 작성했을 땐 내가 보유한 금융재산, 동산 등을 각각 누구에게 줄지 너무 자세히 쓰느라 사서 고생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엔 가장 간단한 작성 예시 중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만 발췌해 간결하게 작성했다. 이전 유언장과 달리, 이번 유언장에선 포괄유증의 대상에 가족이 아닌 사람 1명을 포함시켰다. 가족만큼이나 따사로운 애정을 아낌없이 준 사람이기에 이렇게라도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그밖에 장기기증, 연명치료, 화장 여부에 대해서도 나의 의사를 남겼다. 나의 죽음 이후에도 가족들이 각자의 삶을 후회 없이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자필증서의 법적 요건(전문 자서, 성명·주소·작성일자 기재, 날인)을 모두 충족했으니 내가 죽으면 유언장 내용대로 효력이 발생한다는 강사님의 말씀에 왠지 모를 낯섦을 느꼈다. 한국 나이 서른을 맞이한 내가 벌써 죽음을 대비한 게 스스로 신기했던 것일까? 아니면 죽음이 결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에 여러 생각이 스쳤던 것일까? 아무래도 나의 삶과 소중한 이들을 한 번쯤 살펴보라는 게 이번 교육이 던지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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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Q' 참가자 / 참둘기

4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나의 관심사는 ‘노후 준비’였다. 노후에 어떻게 살아갈지, 금전적인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지에만 온통 관심이 있었다. 교육을 들으며 나의 관심은 시작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확실한 것은 노후가 아닌 나의 ‘죽음’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노후보다 죽음을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나의 ‘게이’로서의 죽음 말이다.
첫 시간에 이루어진 종걸님의 ‘게이 커뮤니티의 장례와 애도’에서는 성소수자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실제로 내 파트너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었던 기억이 있다. 내 파트너가 성소수자인지 모르는 가족 앞에서 내가 그들 앞에 있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를 먼저 고민했다. 내 파트너의 상실감, 애도보다 그 고민이 앞섰다는 점에서 당황했고 슬펐다. 우리는 성소수자로서의 애도를 준비해야 하는 것 같다. 다양한 성소수자의 애도 사례에 대해 듣고 이야기하며 성소수자의 죽음을 우리답게 애도하는 방법을 조금 배운 것 같았다.
두 번째 시간에는 류민희 변호사님의 ‘찬란한 유언장’을 통해 유언장을 작성했다. 이성애 중심의 상속과 장례는 우리에게 폭력적으로 다가오는 지점이 있다. 그 폭력에 유일한 방어 수단이 유언장이기에 그 필요성을 절감했던 시간이었다. 변호사님의 안내에 따라 유언장을 작성하며 나는 나의 죽음 후의 일들에 관해 조금은 안심했다.
2주에 걸쳐 이루어진 ‘벌거벗은 Q – 성소수자가 꿈꾸는 무지개 다리’를 통해 나는 나의 죽음에 직면했다. 그리고 나의 주변인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어쩌면 가장 쓸데없는 교육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라면 이러한 고민이 필요 없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할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시간이었지만, 다음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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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Q' 참가자 / 벽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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