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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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흘리는 연습" #4]
흘리는 연습, 나와 나 사이의 거리에서

친구가 되기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상대가 필요하다. 나와 나가 친해지기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나 또한 나의 나, 다른 상대다. 친구사이 소식지 30주년 기념 전시 <흘리는 연습>에 외부 협력자로 참여하며, 뜻하지 못한 얼굴들을 발견했다. 오랜 시간 동안 디나이얼 퀴어로 살아가며, 내가 흐르고 걷는 걸음걸음마다 친구사이가 있었다.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했지만, 디나이얼 시기에 가장 많이 접속한 웹사이트가 친구사이였다. 그 시절, 친구사이 웹사이트에 있던 <커밍아웃 인터뷰>는 나와 퀴어 커뮤니티를 잇는 동아줄 같았다. 누군가는 커밍아웃을 하고, 얼굴을 드러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나와 세상을 잇는 하나의 선이었다. 어쩌면 친구사이는 내가 벽장 밖을 나올 수 있도록 도움닫기 해준 퀴어 출판물이었다. 내가 입을 꾹 다물고 있어도 누군가는 말을 잇고 있었고, 나는 그 말에 따라 숨을 쉬었다.
친구사이 소식지 전시 <흘리는 연습>의 “기록 너머의 연대”에 참여하며 느낀 건, 내 정체화 과정 곳곳에 누군가의 “흘리는 연습”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퀴어예술매거진 《them》의 발행인 연혜원 님, 창작그룹 우프의 멤버 곽예인 님, 게이 대상 무가지 《플래그페이퍼》 발행인 철민 님, 웹진 & 프로젝트 《kyuhwan.kr》을 운영 중인 에디터 정규환 님. 이 모든 사람들이 흘려준 기록 덕분에 나와 나가 마주할 수 있었다. 처음 친구사이 소식지 전시에 외부 협력자로 참여하게 됐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는 게이 당사자가 아닌데, 괜찮을까?’였다. 괜한 걱정이었다. 내 삶에 레즈비언 정체성을 드러낸 ‘흘리는 연습’들만이 아니라, 다양한 정체성의 역동과 연습들이 나와 나에게 스며들었듯이, 그것은 정체성을 넘나드는 “연대”의 과정이었다.


친구사이 소식지 전시를 마치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단어는 ‘환대’였다. 친구사이 소식지 전시장에서도 가장 먼저 마주친 느낌 역시 ‘환대’였던 것처럼. 친구사이 소식지에는 다양한 정체성과 다양한 연대 주체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회원들끼리 나눈 이야기와 더불어 말이다. 그리고 문득 내가 참여한 이유 역시도 분명해졌다. 마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누군가의 기록은 쌓여서 글이 되고 말이 되고 이야기가 된다. 누군가는 이야기를 잇고, 서로 다른 조각을 꿰매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든다. 내게 친구사이 소식지 전시는, 다시 한번 내 정체성의 역사를 조각조각 꿰매어 연대의 과정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전시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연대란 더 많은 독자, 더 넓은 배포망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도달하는 것, 그 과정을 만드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흘리기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친구사이 소식지 전시는 소식지를 집대성한 ‘완성된’ 전시가 아니라, 또 다른 “흘리는 연습”이었다. 이 전시를 마치고 나서야, 뒤늦게 친구사이 소식지가 게이 당사자가 아닌 나에게 어떻게 흘러들었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또한 연습이며, 이제 내게 친구사이가 흘린 연습은 어떻게 또 다른 흘리기로 이어질까? 분명한 건, 흘리다 보면 어딘가로,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물줄기가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친구사이 소식지가 흘러 흘러, 내게 스며든 것처럼.

사진 / 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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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소식지 전시회 <흘리는 연습> 협력기획, 출판발행인 / 남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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