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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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46

물고기의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이 책은 시작하는 저 한 문장으로 그 전반적인 주제를 보여줍니다. 차별, 혐오, 고용 불안 같은 사회적 경험은 단순히 마음의 상처로 끝나지 않고, 결국 인간의 몸에 새겨져 흔적을 남깁니다.
가난은 사람의 장기의 크기를 바꾸었습니다. 물리적 폭력과 사회적 폭력이 같은 뇌 부위에서 인식되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위험한 작업장을 방치했던 일터는 작업자들의 금연을 저해함이 분석되었습다. 저자는 이렇게 삶이 남겨놓은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습니다. 개인의 건강에 사회구조적 문제가 분명 책임이 있음을 말할 때, 그가 쌓아온 데이터는 이런 도덕적이라 여겨질 주장을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당겨줍니다.
책에는 동성애가 질병이라는 주장이 더 이상 의학계에선 논쟁의 여지가 없음을 ICD(국제질병분류), DSM(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그리고 전환치료의 역사에 근거한 데이터를 통해 정교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그 숫자와 연구들 뒤엔 “10대 때는 학교와 집에서 맺고 있는 관계를 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그 관계에서 내 존재가 부정당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린 느낌을 받잖아요. 그 너머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기 어려우니까요.”라는 온기를 담은 문장이 옵니다. 책이 다루는 사회역학이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연구대상에 속하게 해 분석하고 가공하는 학문이더라도, 저자는 대상에 대한 인간적인 시선을 책 곳곳에 담아냅니다.
책모임 중 기억에 남는 화두들이 있습니다.
"이 책을 왜 읽어요? 인권? 우리나라 인권 수준 높잖아요."
책 제목을 보고 회사에서 받았다는 질문이었습니다. 물론 이 질문을 던진 사람에게 인권에 대해 물어보면 아마 부정적으로 대답하진 않을 겁니다. 특별히 나쁜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대답이 씁쓸하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예년보다 포근한 날씨의 겨울을 난동이라고 한대요. 지들은 따뜻하니까 밖이 얼마나 추운 줄도 모르고.’라는 더 글로리의 한 대사가 겹쳐집니다. 정작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들은 읽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도 포개졌습니다. ‘이 책이 그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닿게 할까.’ ‘그런 사람들은 유튜브 알고리즘도 확증편향 되어있을 텐데.’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이쪽 생활이 축제랑 장례식밖에 없는 것 같다."
시대가 변해서 성수자 자체의 관련된 컨텐츠는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하며 나온 말입니다. 문장이 콕 박혔습니다. 미디어와 언론에서 성소수자를 다루는 방식이 주로 극단적인 면만을 조명한다는 분석이 날카로웠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끼를 뽐내는 순간과 차별·혐오의 순간처럼 극단에서의 이야기들이 관심받는 현실은, 성소수자의 평범한 일상을 외면하는 사회의 시각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하지만 이는 앞으로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에 대한 답이 되기도 합니다. 중간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특출난 끼를 발산하지 않고도 주변에 실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있었음 좋겠단 의견들이 더해졌습니다.
"당신의 공동체는 어떠한가요?"
책 말미에는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아마도 개인에게 사회구조적 환경을 접하게 하는 것이 주로 그들이 속한 공동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읽당이 어떤 공동체 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옮겨갔습니다.
책읽당에서 아무런 발제도 하지 않고 아무런 직책도 맡지 않고 열심히 놀기만 하는 동안 어느새 꽤 오래된 회원이 되었습니다. 책읽당이 흠 하나 없는 훌륭한 모임이라고 하기엔 양심에 찔리지만, 어떤 역할을 하기를 채근하지 않고서도 알아서 꾸준히 이어지는 공동체라 참 고맙습니다.
어떤 면에선 교회 같습니다. 어렸을 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교회에 꼬박 갔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바로 발길을 끊었습니다. 그래도 20년 동안 삶의 한 축이었으니 자발적으로 가지 않으면서도 뭔가 허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책읽당이 그런 부분을 좀 채워주는 것 같습니다. 느슨한 공동체. 어플처럼 한 번 만나기 위해서 계속 연락을 엄청 열심히 이어가지 않아도 되는 곳. 한번 정 나누고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는 이태원 종로 속 수 많은 관계들과는 그래도 조금 다른 인간관계의 문법이 있는 곳. 다음 모임이 있으니 연락이 없어도 으레 얼굴을 보겠거니. 그렇게 본 시간들이 쌓여서 편안하고 친숙한 공간입니다.
책에서 로세타 마을의 심장병 발병률이 유독 낮은 비결은 공동체였습니다. 개인이 맞닥뜨린 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공동체, 타인의 슬픔에 깊게 공감하고 행동하는 공동체의 힘이 얼마나 거대하고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해줍니다.
당신의 공동체가 안녕하길 바라봅니다.

책읽당의 색다른 ‘영화 모임’
보통의 책읽당의 모임은 주된 모임 방식이 있습니다. 누군가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책을 건의해서 모임의 책이 정해지면, 각자 그 책을 읽고 모임에 와서 발제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런 평소의 모임과 다르게 책읽당에서 가끔 하는 색다른 모임들이 있습니다. 3.1일에는 영화모임이었습니다. 같이 보았던 영화는 일본의 퀴어영화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였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이마가세)은 짝사랑해 온 상대(쿄이치)의 아내에게 남편의 불륜을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이 불륜남과 붙어먹으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런 내용의 평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해 영화는 기대 자체의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여러 상황과 소재들만 보면 자극적이고 흥미로울 법한데, 영화는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엉성한 연출과 어색한 대사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감독이 데스노트를 재밌게 본 것 같아.’
대부분의 당원들이 영화를 재밌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모임에서는 오히려 그 재미없는 요소인 엉성함을 가지고 떠들 수 있었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의자 위에 쪼그려 앉는 독특한 자세의 장면이 너무 자주 나왔는데, 누군가 참고 참다가 “감독이 데스노트를 보고 감명받았나 봐?”라고 말해버렸습니다. 그 말 이후에도 주인공이 의자에 또 앉아버려서 “아니 쟤는 왜 또 앉을까?”라며 다들 웃게 되었습니다. 영화관이었다면 이런 장면들을 속으로 불만을 꾹 참고 봐야 했겠지만, 모임에서는 멤버들의 센스있는 리액션이 툭툭 던져져서 오글거릴 수 있는 영화감상 중 감초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경쟁작 대도시의 사랑법’
또 하나 생각해볼 만한 점은 경쟁작으로 대도시의 사랑법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같이 감상할 컨텐츠는 투표를 받아 선정되었는데, 대도시의 사랑법의 드라마와 영화 버전 모두 후보에 있었습니다. 위 영화가 당당히 1위로 선정된 이유는 ‘사실 우리가 이미 대도시의 사랑법을 다 봤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이 괜찮았으니까 경쟁작인 이 작품도 괜찮지 않을까? 아마 이런 마음이 투표의 방향을 끌고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 제목과 모임의 모순들’
제목이 특이해서 좀 더 생각해 봅니다.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라는 제목은 “절망적 상황에서도 버릴 수 없는 욕망”의 의미로도 보여집니다. 쥐(이마가세)는 치즈(쿄이치)를 얻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지만, 정작 치즈는 그를 점점 더 깊은 함정(불안, 의심, 외로움)으로 이끕니다. 이는 사랑이 가진 모순적 본질—즉, 행복과 파괴가 공존하는 양면성—을 드러내는 장치로 해석됩니다.
마음과 맞지 않는 작품이라도, 모임 특유의 익살스러움들이 불만스러운 순간순간 웃음 지을 수 있는 즐거운 모순을 만들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콘텐츠가 만족스러웠다면 진지하게 토론하고 감상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잘생긴 등장인물의 장면에 침 꼴깍하거나 ‘꺄’하는 리액션이 터져나오는건 책읽당의 불가항력입니다. 이런 켜켜히 쌓여있는 면모들이 영화모임이나 BL만화 모임 같은 새로운 시도들을 계속 할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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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당 당원 /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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