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화장에, 늘 애완견을 끼고 다녔던 독일의 유명 패션디자이너 모샴머<64.왼쪽>가 40년 연하의 동성애 상대자로부터 목졸라 살해됐다.
독일 경찰은 16일(현지시각) 모샴머가 지난 14일 뮌헨 자택에서 동성애 파트너였던 25세의 이라크 남성 헤리크 A.(姓은 미확인)으로부터 살해됐다고 발표했다.
이 남성은 "모샴머가 성관계를 가진 후 약속했던 돈을 주지않아 죽였다"고 주장했다.
모샴머의 사체는 매일 오전 9시 그를 시내 의상실로 출근시키던 운전사가 발견했는데 전기끈으로 목이 졸려 있어 경찰은 타살로 보고 수사를 해왔다.
독일 사교계에서 끊임없이 화제를 뿌리고 다녔던 모샴머는 지난해 58회 생일잔치를 벌였으나 과거 운전법규 위반시 제출했던 서류엔 1947년생으로 기록돼 실제 나이는 64세로 파악된다.
그는 최고급 가죽과 실크, 캐시미어를 사용해 화려무쌍한 패션을 선보여왔다. 일부에선 그의 패션을 ‘바이에른의 뚜쟁이 스타일’이라고 비난하곤 했으나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테너 호세 카레라스 등 유명인사와 갑부들이 즐겨 찾아 유명세를 구가했다.
특히 모샴머는 그 자신이 사교계 명사를 자임하며 괴팍하고 화려한 차림과 행각으로 유럽 대중매체의 표적이 되곤 했다. 19세기 바이에른왕국의 왕처럼 차려입고, 볼연지와 속눈썹을 진하게 칠했던 그는 한눈에도 ’괴팍남’으로 튀었던 인물이다.
모샴머의 부친은 부동산 중개인이었으며 실직후 알코올 중독자가 돼 노상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그는 지난 1993년 어머니가 사망하기 전 까지 평생 모시고 살면서 각종 사교계 행사에 함께 참석했다. 또 ‘엄마와 나’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자수성가한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많은 돈을 기부했고, 동성애자로 알려져 왔으나 자신의 개인 생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왔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긴 하나 독일 사교계에서는 “동성애 파트너로부터 살해당한 이탈리아의 패션디자이너 베르사체 사건이 뮌헨서 재연됐다”며 온통 떠들썩하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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