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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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4]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지난 10월 6일(일),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전시를 만나게 되었다. 전시에 참여한 정은영 작가님의 해설로, 지보이스/친구사이 회원들이 함께하게 된 것!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는 집단화된 이야기로 환원되지 않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다양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 다른 개인들로 연결되는 새로운 공동체를 상상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이다. 사회적소수자란 누구일까? 우리는 보통 ‘성소수자 Queer’를 생각하지만, 사실 인종, 국적, 성별, 나이, 신체적 조건, 성적 지향, 사회문화적 환경, 경제적 상황, 장애 유무까지 다양한 이유로 억압받고 차별을 경험하는 모든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는 그런 ‘소수자’의 개별화된 이야기,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덕분에 우리에게도 익숙한, 또는 우리들과 인연이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사실 다양한 소수자들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성소수자’ 이슈에 집중해서 보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성소수자’를 넘어, 모든 ‘소수자’들이 공유하는 공통적인 경험을 통해,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연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시가 주는 깊은 울림이었다.
이 전시는 친구사이/지보이스와 많은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친구사이 회원이었던 고(故) 전나환 작가의 작품들이 1층 전시실 1칸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정은영 작가와 지보이스가 함께했던 <변칙판타지> 역시, 2층 전시실의 또다른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 전나환 작가
전나환 작가는 2015년 전시회를 통해 커밍아웃한 미술가이다. 친구사이 회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했던 작가는 ‘친구사이’ 활동을 하면서, 커밍아웃을 용기내게 되었다고 한다. 2021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작가는 퀴어 미술 작가로서 퀴어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존재와 삶의 이야기를 사회에 적극적으로 드러내어 말한 미술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전나환, 아네싸, 2020
2층 전시실을 가득채운 작가의 작품들은 클럽과 드랙퀸 ‘아네싸’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아네싸의 무대 밖 모습인 홍일표로서 무대의 삶에 대해 인터뷰한 영상 작품 〈아네싸의 방〉, 아네싸를 그린 회화 작품 〈아네싸〉, 그리고 클럽 팔목밴드를 액자에 담아 전시한〈팔목밴드〉 시리즈 뿐만 아니라, 넓은 메인 공간에서는 〈For a Flash〉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전나환, For a Flash, 2021 : 비디오 설치,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은색 컨페티, 색상 테이프
For a Flash는 코로나로 활동하던 클럽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무대를 준비하고 홀로 립싱크 공연을 펼치는 아네싸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공연장 곳곳에 표시된 X표는 거리두기로 인해 지정된 위치를 암시하며, 가야할 곳, 가지 말아야할 곳은 표현한 것이라고.
항상 친구사이와 함께 활동해 왔던 뮤즈 ‘아네싸’의 다양한 모습을 여러가지 형식으로 만나서였을까, 압도적인 규모가 주는 몰입감 때문일까, ‘아네싸’ 그/그녀의 고민과 에너지가 가슴 속까지 느껴졌다.
전나환, 팔목밴드 No.1, 2, 3, 4, 2021
더불어, 클럽 팔목밴드를 액자에 담아 전시한〈팔목밴드〉 시리즈는 친구사이 모 회원의 도움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는 후일담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 정은영 작가
정은영 작가는 2018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고,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참여한 한국의 대표 페미니즘 미술작가다. 시각 예술을 통해, 고정되지 않은 젠더라는 측면에서 성별의 정치학을 다루고, 연구와 조사, 분석에 기반을 둔 예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정은영, 변칙판타지, 2016
정은영 작가와 지보이스의 인연은 2016년 <변칙판타지>를 통해서 시작되었다. 변칙판타지는 여성국극 남자역 배우가 되길 소망한, 여성국극의 마지막 세대 ‘남은진’ 배우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보이스는 공연의 배경이자 배우의 동료이고, 코러스이자 뮤즈이며 동시에 배우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근현대식 공연장인 ‘남산예술센터’에서 초연을 올린 <변칙판타지>는 이후 대만과 일본, 인도에서 남은진 배우와 각국의 게이코러스가 함께 공연을 올리며, 변주를 주게된다. 그리고, 2019년에는 KYOTO EXPERIMENT에 초대되어, 다시 한번 지보이스와 함께 공연을 올리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나라들의 게이코러스와 함께한 <변칙판타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궁금하다. 정은영 작가의 이야기에 따르면, 각 나라마다 게이코러스가 선택한 노래가 다르고, 사회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의 피날레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2016년 초연 버전을 기록한 영상을 상영하였다. 84분 37초라는 긴 시간이지만, 피날레에 울려퍼지는 ‘컹그레츄레이션 (지보이스 Original, 2010)’은 소수자로서의 우리를 응원하는 노래로, 북서울미술관 전체를 퀴어력으로 충분히 채우기 충분했었던 듯. 소수자의 슬픔과 쓸쓸한 밤 풍경,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노래한 ‘북아현동 가는 길’ (지보이스 Original, 2009) 역시, 눈물 한방울 떨어뜨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다양한 소수자, 북서울 미술관에서 연대하다!
이 외에도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에서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각각 작가들의 ‘소수자를 바라보는 눈’과 작품세계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이우성, 해 질 녘, 산에 올라서서, 2024
이우성, 지보이스 20주년 정기공연 포스터, 2023
2층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대형작품은 이우성 작가의〈해 질 녘, 산에 올라서서〉로 세로 285, 가로 200cm의 캔버스 3개를 이어 붙인 대형 회화 작품이다. 2023년, 지보이스 20주년 정기공연의 포스터를 작업해 주신 작가로 우리에게 친숙한데, 포스터에서도 드러나듯이 주로 ‘실존 인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품은 모두가 소중한 존재임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 2004(B), 오사카와 도쿄의 페미니스트들
노예주, 우리의 세계는 그렇게 비좁을 필요가 없다 #1~4, 2024
이 외에도 페미니스트 운동에 주요한 역할을 해온 1세대 여성 사진작가 ‘박영숙 작가’의 〈미친년 프로젝트〉, 장애인과 비장애 예술인 간의 협력을 도모하며 장애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룬 ‘이지양, 유화수 작가의 〈따라서 어떤 것은 더 작고 어떤 것은 더 크다〉, 동물권 운동과 외국인 보호소 폐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이동권 투쟁 등 인권활동가로도 활동하는 노예주 작가의 <우리의 세계는 그렇게 비좁을 필요가 없다 #1~4>까지, 다양한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느끼고, 연대할 수 있는 장이 되었던 것 같다.
* 글의 제목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는 정은영 작가의 SNS 문구에서 차용하였습니다.
전시명 :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전시기간 : 2024년 8월 22일 ~ 2024년 11월 3일 전시장소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
지보이스 단원 / 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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