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운동 경기, 특히 구기 종목 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직접 경기장을 찾는 일은 힘들었고 TV에서 가뭄에 콩 나듯 중계해주는 걸 기다렸다가 챙겨보곤 했었다. 그것도 양에 차지 않으면 라디오를 끼고 앉아 중계를 들어가며 머릿속으로 상상해가며 그렇게 경기를 즐겼다.
야구 중계는 물론이고 남들은 별 관심 없어 하는 여자 농구와 탁구 중계에도 열을 올렸다.
어쩌다가 실제 경기장에라도 가는 날엔 맘 속으로만 응원하던 선수들을 직접 보고 경기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어 밤 잠을 설치기도 부지기수.
요즘은 어렵지 않게 TV에서 각종 중계를 볼 수 있다. 각 스포츠 채널이 우후죽순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웬일인지 라디오로 경기를 즐겼던 그 때보다 재밌지가 않다. 아니 잘 보지 않게 되었다. 아예 요즘 한창인 프로농구는 응원하는 팀조차 없다는 걸 알아채게 되었다.
얼마전 수영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님’이 촉촉하고 그윽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넌 꿈이 뭐야?”
웬 꿈?, 그런 거 생각해 본지 오래라고 대답해 버렸지만 잠시 마음은 싸하게 내려앉았다.
p.s. 첫 눈 기다리는 사람들 많던데 날씨가 이 기세라면 잘하면 첫 눈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노래 : 잊혀지는 것(sweetpea)
잊혀지는 것
사랑이라 말하며 모든 것을 이해하는 듯
뜻모를 아름다운 이야기로 속삭이던 우리
황금빛 물결 속에 부드러운 미풍을 타고서
손에 잡힐 것만 같던 내일을 향해 항해했었지
눈부신 햇살아래 이름모를 풀잎들처럼
서로의 투명하던 눈길 속에 만족하던 우리
시간은 흘러가고 꿈은 소리없이 깨어져
서로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멀어져갔지
우~ 그리움으로 잊혀지지 않던 모습
우~ 이제는 기억 속에 사라져가고
사랑의 아픔도 시간속에 잊혀져
긴 침묵으로 잠들어 가지
사랑이라 말하며 더욱 깊은 상처를 남기고
길 잃은 아이처럼 울먹이며 돌아서던 우리
차가운 눈길속에 홀로서는 것을 배우며
마지막 안녕이란 말도 없이 떠나갔었지
숨가쁜 생활속에 태엽이 감긴 장난감처럼
무감한 발걸음에 만족하며 살아가던 우리
시간은 흘러가고 빛바랜 사진만 남아
이제는 소식마저 알 수 없는 타인이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