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쁜 년이 되고 싶다.
언제나 순진한, 착한 이란 말을 꼬리표 처럼 달고 살아서 더욱 그렇다.
나쁜 년들은 내게 우상처럼 느껴졌다.
아니 우상이기 이전에 그들은 우선 내게 친구였다
그들은 자기 주위에 적을 많이 두었던 친구들이다.
대신 나같은 착한 아이와 사귀면서 자신들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과시하려는듯
그들은 내게 더욱 잘 대해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내 속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얼마전 나는 친한 친구에게 고백한적 있다.
더 이상 친구 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사상이나 생활 습관, 취미 등 나에게 맞지 않은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적 추억을 같이 보낸 친구라는 이유로 그를 내 울타리안에 가두기는
너무나도 싫었다.
그래서 고백했다.
너 이제 싫다고.
며칠 전 브라이언 드 팔마의 'Femme fatale'을 봤다.
생각고 보니 이 세상에 널리고 널린게 Bitch다.
단지 그게 현실로 눈에 보이니깐 나쁜 년이지 Bitch 아닌 사람이 없다.
내 잇속 채우고, 주체적으로 산다고 해서 나쁜 년인가?
오프닝 장면, 그리고 결말 모두 좋았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정말 Bitch인가?
작년이었나?
수업 중 레포트를 쓰면서 영화속 팜므파탈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나는 '봄날은 간다'에 '은수'(이영애 분)를 팜므파탈로 지목했었다.
사랑 경험이 별로 없던 난 무작정 그가 나쁜 년으로 보였다.
라면으로 꼬시고, 결국은 자기 자신이 두려워 쉽게 떠나보내는
그래서 나는 그를 나쁜 년이라 칭했다.
그렇다.
자기 자신에게 비겁한 사람이 나쁜 년이다.
'Femme fatale'의 '로라'(엑스멘에서도 그를 볼 수 있어요..^^)는 나쁜 년이 아니다. 같은 생각일지는 모르나 드 팔마 감독 역시 그런 그를 나쁜 년이라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쁜 년이 좋고, 나쁜 년이 되고 싶다.
아마도 나는 나쁜 년 컴플렉스인가보다.
내 식성을 아는 사람들은 알 거다.
내 식성을 바꾸기보단 그 나쁜 년의 습성을 고치는게 목표다.
나쁜 년들은 하염없이 외친다.
world peace~~~~~..^^
사카모토 류이치/ 'Borelish'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오프닝 장면이 40분 정도다. 그 장면 내내 흐르는 볼레로.
역시나 '브라이언 드 팔마' 다.)
싱아 언냐 말이 맞재? 안 그냐?
호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