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8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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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문학상상, 문학 한 숟갈
: 백가흠, ≪같았다≫를 읽고

작가의 첫 소설집인 ≪귀뚜라미가 온다≫를 읽고는 ‘팬심(fan心)’이 일었고 ≪조대리의 트렁크≫는 신선함에 그것을 굳혔으며 ≪힌트는 도련님≫은 그 팬심에 불을 놓았다. 이 작품집 전에 ≪四十四≫가 있지만 그건 아껴 읽으려다 똥 된 책이다.
똥이 됐다니. 무슨 말이냐 하면, 그 책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왜냐면 이 책, ≪같았다≫가 너무 실망스러워서. ≪사십사≫를 과연 읽을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 이 작품집을 읽고 내가 (개인적으로) 가진 두려움은, 작가에 대한 팬심은 ≪힌트는 도련님≫, 딱 거기까지만 유효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솔직해 보자. 작가를 사랑하고 이 전의 작품집들을 좋아하지만 이 작품집은 아니다. 팬심만으로는 쉴드가 어렵겠다는 게 결론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컨셉트’에 사로잡혀 있다. 작가는 드라마틱함을 노렸을 테지만 설정이 전부인 작품들이 많고 반면 이야기들은 공허하고 허망하다. ‘간결함’이란 단편의 미학이 보이지 않는다. 판을 벌이고 수습이 안 되는 이야기를 소위 ‘반전’, 혹은 의의의 결말로 어영부영 퉁치려 한다. 게다가 그 올드한 정서라니. 한국에 사는 50대 이성애자 남성 작가의 상상력, 딱 그만큼의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이런저런 조각들을 그러모아 얼렁뚱땅 조립한 공산품처럼 보이는 작품들이 많다.
작가의 전작들은 불편했다. 잘 벼린 날처럼 섬뜩했다. 호러 장치 하나 없이 섬찟함을 고급스럽게 드러내는 작가였다. 장롱 깊숙한 곳에 몇 겹의 이불로 덮어 놓고 쉬쉬 하는 것들을 거리낌 없이 들출 줄 아는 작가였다. 그러나 이 작품집은 아니다. 작가의 장점들이 보이질 않는다. 전체적으로 안일하고 게을러 보인다.
주인공에 무척 많은 공을 들였으나 과한, 엔딩에 밝혀지는 사실은 깜짝 쇼에 불과한 <훔쳐드립니다>, 가부장의 환상을 강화하는 반면, 아버지라는 존재를 더욱 불쌍하게 만드는 <그 집>, 이성애자 남성의 성적 판타지에 등장할 법한 여성상이 등장하는 70년대 식 구원 서사 <같았다>, 작품 안의 모든 것이 오직 결말의 충격을 위해 존재할 뿐인 <나를 데려다 줘>, 지나치게 멋을 부려 오히려 공허한 <어제의 너를 깨워>, 작가의 고백처럼 보이지만 이도 저도 아닌 <그는 쓰다>.
반면 로드 무비의 형식을 빌려 감정의 관성, 기계적인(관습적인) 반응, 편견 등을 경고한 <1983>, 뚜렷한 이야기 구조에 동화 같은 분위기, 종교의 가치와 진실됨을 묻는 <타클라마칸>은 퍽 좋았다. 특히 마지막에 실린 <코로 우는 남자>는, 여러 해석이 가능한 결말과 더불어 인정하기 어려운 슬픔을, 그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비의 먹먹한 심정을 잘 드러낸 일종의 복수담으로, ‘왕년의 백가흠’을 만날 수 있는 수작이었다.
실컷 불평은 했지만,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 (애초의 두려움과는 달리) 작가에 대한 팬심은 여전히 그 불꽃이 왕성하다(활활). 작가의 신작 장편 ≪아콰마린≫을 책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놓은 것도 아마도 그런 이유일 터이다.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언제나 맛있을 수만은 없고 엄마 역시 가끔 실수를 한다(밥이 설거나 질거나, 된장찌개가 짜거나 기타 등등). 그리고 진정한 팬심이란 실망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 번 팬은 영원한 팬. 진실은 바로 이거다. 내가 진짜 두려운 건, 여기서 ‘백가흠 작가여, 영원하라’ 라고 적는다면 과연 쪽팔린 일일까, 하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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