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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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3]
<휘말린 날들> 읽기 모임을 마치고
▲ 서보경, 『휘말린 날들 : HIV, 감염 그리고 질병과 함께 미래 짓기』, 반비, 2023.
2024년 5월 3일과 9일, 한국의 HIV 감염인 인권운동의 역사를 담은 <휘말린 날들>의 읽기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제18회 무지개인권상 콘텐츠 부문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을 친구사이 회원들이 함께 읽고 토론하는 자리였습니다. 참여 회원의 후기를 소식지에 공개합니다. |
* <휘말린 날들> 읽기 모임 참여 후기 #1
HIV/AIDS 커뮤니티 알 후원주점을 갔다가 이 책을 처음 만났다. 올해 무지개 인권상도 받았고,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뚜렷한 명분도 있어서 꼭 완독하려고 마음먹었었다. 어렵게만 생각해서였을까? 나는 이 책이 너무 어렵게만 다가왔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되는 것 같으면서도, 또 안 되는 것만 같아서 미련하게 책을 덮어두었다. 책을 읽더라도 온전히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게 맞을지도 두려워서 읽어야지 하면서도 펼쳐보지 못한 이유도 있었다. 이 책을 읽어야지 했던 다짐도 조금씩 잊힐 때쯤 친구사이 사무국장(종걸)님이 같이 읽기 모임을 한다고 했을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신청했다. 그제야 이 책이 생각났던 것이다. 다행이다 싶었고, ‘같은 결말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휘말린 날들 - HIV, 감염 그리고 질병과 함께 미래 짓기>는 HIV 감염인 인권운동에서 20여 년을 활동해 온 활동가이면서 연구자인 저자가 에이즈를 다룬 인류학, 사회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국에서 에이즈가 그려온 궤적을 담아낸 책이다.
1장부터 3장까지는 낙타님께서 발제를 해주셨다. 에이즈의 기원과 한국에서의 에이즈 유행, HIV가 만성질환이 됨에도 불구하고 의료영역 내에서 어떤 이들이 HIV 감염을 근거로 한 사회적 배제로 고통받는지를 감염인 당사자의 생애사와 가족, 친족의 경험들을 통해 담고 있었다. 또 4장부터 마지막까지는 사무국장님께서 발제를 해주셨다. 내가 그 시대, 그 시절에 살았더라면 과연 나는 살아는 있었을까, 나는 그들이 느끼며 받았던 차별과 혐오에서 버틸 수는 있었을까, 하는 수치심과 억울함이 일었다. 어쩌면 이 책이 내게 어렵게만 느껴졌던 것은 잘 몰랐을 때 내뱉었던 말들이나, 또 그들을 바라봤던 시선과 표정에서 누군가를 차별했고, 혐오했던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나, 또 내게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었나… 생각했다.
혼자라면 다 읽지 못했을 책을 함께 책을 읽고 정리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같이 하면 가치가 된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우리가, 친구사이가 지금도 차별받고 있는 누군가를 위해 노력해야 할 일들이 참 많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누구도 차별받지 않을 사회를 위해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p.s. 6월 말 즈음 작가님을 초청하여 북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인데 친구사이 회원분들께서 많은 참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회원 / 유우지
* <휘말린 날들> 읽기 모임 참여 후기 #2
지난 5월 3일과 9일 친구사이에서는 <휘말린 날들>의 읽기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책이 올해 초 무지개인권상 콘텐츠 부문에 수상작이기도 했지만, 이 책이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거나, 마주하지 않았거나, 거리두기 했었던 에이즈를 밀도 있게 마주할 수 있고,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나눌 수 있다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친구사이 회원들과 읽어 보는 자리를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준비해봤습니다.
이틀에 걸쳐 진행한 모임에 7~8명의 친구사이 회원들이 참여해주었고, 각각의 장에 대해 질문과 소감 등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 방대한 역사와 자료 등을 주요한 의제를 중심으로 정리되어 있는 에이즈 관련 유일무이한 한국의 책이라는 것에 참가자들이 공감했습니다. 우리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에이즈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지만 내재적으로 부정적으로 느끼는 경험들이 있고, 실제로 몸을 통해 강력한 편견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 나눴습니다. 가령 HIV 검진하러 병원 간다고 할 때 이를 직장에 말하기 어려웠던 경험들 말입니다. 게이로 정체화하고 섹스를 하게 되면 에이즈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다고 여기지만, 실제로 감염이 되면 극도의 격렬한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감염인들이 겪고 있는 의료 차별의 현실뿐만 아니라 게이 커뮤니티 내에서 존재하는 혐오와 편견이 감염인들만의 몫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들이 모였습니다.
‘감염시키다, 감염되다’의 감염을, 가해·피해가 아닌 ‘감염하다’, ‘감염에 함께 휘말리다’로 바꿔 부름으로써 감염이라는 과정 내부에 나라는 존재가 놓여 있는 것, 나의 신체와 존재가 변형되고 있는 상태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이 모이기도 했습니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개념이기도 했지만, 감염이라는 생명 작용의 원리를 더 깊이 이해하면 거기서부터 책임의 새로운 의미 구조를 도출해볼 수 있다는 저자의 제안에 조금씩 스며들었습니다. 이러한 지점에서 생기는 질문들은 이러했습니다. 게이 커뮤니티 등 에이즈와 관련된 공동체가 함께 이에 대해 반응하고, 새로운 규범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 앞으로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감염인들의 서로돌봄 활동을 볼 때 서로돌봄의 경험은 게이 커뮤니티에게도 중요한 지점이 될 것이고, 실제로 게이 커뮤니티가 돌봄을 받는 것에 대해 준비나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한 점은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6월 26일에는 실제로 저자를 초대하는 북토크를 통해 읽기모임에서 나왔던 질문들과 게이 커뮤니티가 준비해야할 일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 자리에 미처 읽기모임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도 참석하셔서 <휘말린 날들>을 통해 경험했던 질문이나 고민들이 조금씩 해소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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