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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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6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에이즈 섹션 “모텔방에 HIV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을까 - HIV와 위계, 합의, 고지의 문제’ 참여 후기

저는 지난 2월 18일(일) 오전 10시에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제16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에이즈 섹션 “모텔방에 HIV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을까 - HIV와 위계, 합의, 고지의 문제’ 에 한국청소년청년커뮤니티알 의 소주 활동가와 함께 사회자로 참여 했습니다. 이 세션은 섹스라는 행위 또는 관계 맺기 안에서 HIV 감염사실에 대해 사전고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관점에 대해 HIV/AIDS 인권활동가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이 토크쇼라는 형식을 빌려 생각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네크워크에서 이 주제로 토크쇼를 기획한 배경에는 작년 가을 헌법재판소의 전파매개행위죄 합헌 결정 중 판시한 결정문 내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HIV감염인과 성관계를 갖는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해 - HIV 전파가능성이 0%라 할지라도 - HIV감염인이 성행위 전에 상대방에게 HIV감염사실을 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결정문에서 헌법재판소는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인 낙인과 차별이 극심한 현재 한국 사회의 조건과, 감염병력이 한 개인의 내밀한 정보라는 점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습니다. 감염사실을 노출할 수 없는 상황과 조건, 환경에 대해, 그리고 발달된 의료 현실에 대해 국가와 사회, 비감염인의 역할이나 책임은 없는 것처럼 말한 것이기도 하죠. 네트워크는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문제제기도 하면서, 이 문제를 게이 커뮤니티를 포함한 성소수자 운동, HIV/에이즈 운동 안에서도 좀 더 드러내어 토론하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조심스레 말걸기를 시도했습니다. 네트워크는 논의 방식을 고민한 끝에, 각각의 단위가 아직 논의가 정리되어있지 않은 부분이 있음을 감안, 토론회 보다는 토크 형식을 빌어 이 주제에 대한 에이즈 인권활동가들의 다양한 생각을 먼저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감염인의 감염사실 사전 고지는 섹스라는 관계맺기 안에서뿐만 아니라, 의료 현장이나 감염인들의 노동현장에서도 '알 권리'라는 차원에서 의료인이나 기업주에 의해 요구되고 있습니다. ‘알 권리’라고 포장되고 있는 이러한 요구는, HIV감염인이 우리 사회에서 처한 상황과 조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로 HIV감염인에게만 일방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패널로 참석한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의 소리 활동가는, HIV는 일상생활이나 일반적인 업무활동을 통해 전파할 가능성은 0%에 해당하는 전염력이 매우 낮은 감염병이며, 주사기 찔림, 혈액 노출 등 전파 위험에 노출된다고 하더라도 사후 예방약을 통해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시대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동자와 서비스 이용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은 당연히 사회와 사업주의 의무임에도, ‘왜 사회가, 사업자가 그 부담을 감수해야 하냐?’, ‘노출되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니냐?’와 같은 주장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그에 따른 책임을 HIV 감염인 당사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사진제공 : 제16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한편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의 상훈 활동가는 감염인으로서 자신이 병원 치료 과정에서 겪은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상훈 활동가는 척추 문제로 인해 본래 HIV 치료를 위해 다니던 병원의 다른 과로 진료를 갔었고, 아무래도 같은 병원이라 진료 차트를 보면 HIV 감염 여부를 알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감염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바늘로 신체 곳곳을 찔러보는 근전도 검사가 처방됐다가 갑자기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감염 사실을 드러낸 결과 더 적절한 의료 조치를 받지 못한 상황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렇듯 감염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정당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하고 있고, 치료를 받더라도 병원이 과도하게 주의 조치를 취하는 경우를 감염인들은 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행태는 HIV 감염인에 대한 거절과 다름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감염인에게는 심각한 내적 낙인과 심리적 내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러한 현실 속에서 감염인에게만 모든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죠.
게이 남성들의 연애 등 관계 맺기 안에서 섹스는 중요한 과정이기에, 이런 맥락에도 마찬가지로 감염사실은 중요한 지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웅 활동가는, 에이즈 인권운동도 비감염인이 생각하는 경계와 두려움을 다루어나가는 방식의 논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감염인 입장에서 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전파 가능성이 없는데도, 감염 여부를 밝히라고 하면 관계 안에서 그로 인해 받을 수 있는 다른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있는 것이고요. 하지만 비감염인의 입장에서 연인이나 섹스 파트너라는 관계성을 유지하기 위해, 감염사실은 사전에 알아야할 조건이자 알 권리가 아닌가 하는 입장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머리로는 감염인의 현실과 상황을 이해하더라도, 직접 몸을 맞대고 사람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자신이 견지하고 있는 태도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에이즈 운동은 아직 조심스럽긴 하지만, 감염인이 감염사실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 에이즈 예방에 효과가 있기보다는, 오히려 에이즈에 대한 낙인을 찍게 되어 감염인들이 오히려 더 음지로 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섹스라는 행위는 타인과 살을 부대끼고 체액을 나누는 행위라는 점에서 모두가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 행위임을 인정하고, 서로의 권리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예방을 위한 책임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고, 무엇이 이를 어렵게 하는지, 이에 대해 실질적으로 관련있는 이들이 접점을 넓히며 다양한 언어와 사례를 구하고 입장을 좁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웅 활동가는 설명합니다.

▲ 사진제공 : 제16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저는 그러한 측면에서 친구사이에서 5년째 HIV/AIDS라는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오픈테이블’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작년부터 오픈테이블의 참여자들에게 설문 형태로 PL과 연애/섹스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고 있습니다. 사전/사후에 설문을 진행하고 있는데, 모임 참여 전과 참여 후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보면 전반적으로 참여 후에 PL과의 연애와 섹스에 대한 태도나 생각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질문은 감염사실의 고지 문제를 이야기한 것은 아니고, 감염인과의 섹스나 연애가 가능하냐는 제한된 질문에 대한 답이이서, 사전 고지에 대한 판단 여부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물론 인지 여부를 떠나서도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로 HIV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갖고 있었던 혐오나 편견, 낙인에 대해 스스로 마주하면서 생각을 조금씩 변화하는 계기나 과정 속에서의 변화로 보입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금까지 운동 속에서 HIV 감염인의 권리를 설명하고 의료 과학의 발달을 알려오고, 또한 감염인 역시 커뮤니티의 일원이면서 함께 살아갈 공동체 구성원이자 나의 친구이자 연인이기도 하다는 감각 속에서 이어져온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고려하면 좋을 것이, HIV에 대한 게이 커뮤니티 일원들의 불안과 강박 등 게이들이 갖고 있는 질병에 대한 위화감을 직면하는 것, 그리고 섹스라는 관계 속에서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위계 등을 고려할 때 감염사실에 대한 사전 고지가 정말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좀 더 솔직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는 장이 앞으로 더 필요하다고 토크쇼 현장에서 전하였습니다.
청중 토론에서는 HIV감염인 의료차별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 게이 커뮤니티 내 다양한 인식 차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계 등이 존재하는 현실 등에 대해서도 고려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세션 기획에 대한 네트워크의 평가에서는, 이 주제를 이야기 하기 위해 에이즈 운동 전반의 주제와 맥락을 같이 이야기 하는 논의여서, 일요일 오전에 참여하는 참가자로서는 쉽지 않은 이야기였을 수도 있겠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전파매개행위죄나 U=U 캠페인 등 에이즈 인권운동의 최신 동향을 잘 모르는 분들께는 다소 어려운 내용이지 않았나 평가하게 됩니다. 또한 어떻게 보면 민감한 주제이고 이론적으로 완성된 정리를 가지지 못한 쟁점이었기 때문에, 부연설명할 것이 많아서 주어진 2시간이라는 시간이 모자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HIV 감염여부에 대한 사전고지 여부에 대해 단일 주제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첫 시작이었다는 점을 중요한 계기로 삼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소수자 인권포럼에서 에이즈 세션을 좀 더 잘 준비해서 이러한 논의를 세심하게 이어가자고 네트워크에서는 결론지었습니다.
친구사이 내에서도 HIV/AIDS 이슈와 감염인과의 접촉면을 넓히고자, 오픈테이블과 에이즈 영화제를 계속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에이즈에 대한 게이 커뮤니티 내의 논의를 더욱 확장하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HIV 감염 여부에 대해 사전 고지가 정말 필요한 문제인지 등을 다양한 맥락 속에서 게이 커뮤니티 일원 내의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며 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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