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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울 2023.12.04 16:17

안녕하십니까, 소식지팀장 터울입니다. 포럼 현장에서 발제자·토론자의 관계로나마 잠시나마 말씀 나누어 반가웠습니다. 

 

'커뮤니티 기반 인권운동단체'를 표방하는 친구사이에서는 보통 커뮤니티란 까다로운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여타의 사회 개념처럼 현재 존재하는, 그래서 재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특정 부분이 과대표되는 사실로서의 커뮤니티와,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당위로서의 커뮤니티 양쪽 모두의 레벨이 있다는 식으로요. 단체 외부뿐 아니라 단체 내부에서도 이미 커뮤니티를 그처럼 확장적인 개념으로 정초하고 있고, 따라서 특정 장소나 단체를 임시적인 거점으로 취급한다 하더라도 그 속에서의 커뮤니티의 개념은 늘 미완성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특정 장소나 단체 바깥의 커뮤니티에 대한 접근과 재현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글쓴이의 말씀은 마땅히 옳습니다. 
https://chingusai.net/xe/index.php?mid=newsletter&document_srl=461025&category=589629

 

다만 게이 남성만이 퀴어인 것은 아니지만 게이 남성 또한 퀴어인 것처럼, 게이업소와 게이인권운동단체로 표상된 거점만이 커뮤니티인 것은 아니지만, 그것 또한 커뮤니티라 부를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제한된 범주로서 커뮤니티의 성격을 드러낼 때, 그 안에서 존재하는 돌봄과 쾌락 실천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 외에, 거기에 깔린 차이와 배제의 역학을 함께 드러내는 것이 연구의 중요한 방향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가령 친구사이 설립 초창기에는 단체가 정의하는 커뮤니티에 게이인권운동단체만 포함되고 게이업소는 제외되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선긋기"로 구획된 단체와 업소의 커뮤니티 역시 단일하지 않고 다양한 위계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은, 연구 과정에서 저를 포함한 연구진들이 항상 염두에 두려 했던 지점입니다. 

 

커뮤니티의 "한계"를 사유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커뮤니티 바깥의 삶"에 접근해 파고들어가는 방법에 중요한 역할과 미덕이 있겠지만, 저희 연구팀이 취한 접근법은 기존의 단체와 업소가 제공한 모종의 돌봄과 더불어, 그것조차 때로는 얼마나 제한적이거나 선별적인 역할에 그치는지를 함께 조명하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친구사이와 여타의 인권단체를 통한 인터뷰이 섭외였지만, 병력·계급·외모 자원·연령 등으로 인한 배제를 통해 단체와 업소의 인프라가 자신의 삶에 거의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는 인터뷰이를 연구 과정에서 반드시 섭외하려 했고, 실제로 그와 관련된 내용이 연구에 활용된 것이 그 예입니다. 말씀해주신 "기획 때부터 예견된 한계"를 저희 연구팀은 그런 식으로 극복해보고자 했습니다. 

 

포럼 현장에서의 제한된 발제 시간 덕에, 이에 대한 내용을 좀더 충실히 소개하지 못한 점 송구스럽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라도 추가로 관련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데에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더불어 써주신 댓글을 읽고, 위에 언급된 대로 커뮤니티의 개념을 좀더 명확히 정의하고, 지적해주신 커뮤니티의 한계에 대한 내용을 지금 수정중인 글에 더 분명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음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논문 심사서에 준하는 중요한 질정을 해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다른 현장에서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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