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젊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꽤 괜찮게 나이먹어간다는 사람 중에는
'신해철'도 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한 때는 그의 음악에 열광했던 적도 있었지요.
(너 이래도 안 넘어올래 투의 달변가적 말투와 전투적 가사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그러나 넥스트를 끝으로 그가 진행해온 밴드 음악 행보에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고
꽃미남 세션들을 대동하고 다시 넥스트로 귀환했을 땐
'오 케이, 너 거기까지.'라며 냉소어린 비웃음도 보냈었지요.
그래서 새 앨범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시큰둥하니 쳐다도 안보다가
우연히 이 앨범의 대표곡인 듯한 노래를 몇 차례 듣게 되었어요.
그런데 꽤 좋더라구요.
예의 그 신해철류의 무겁고 있어보이는 가사에서 벗어나 좀 유치한 듯 하지만
추억을 꼬집는 아우라가 느껴져서 들으면 들을수록 감칠맛이 나는 것 같아요.
누구나 국민학교 시절에 이런 추억 있지 않나요?
좋아하는 남자 혹은 여자의 치마저고리를 들춰버리는 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