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털고 나오란다
정자나무 그늘에 가서 장기나 두잔다
까짓것 우리네 수고 덜어주려고
값싼 외국쌀 수입해주겄다는디
그깐 땡볕 속에서 피는 뽑아서 뭣허냔다
발 씻고 나오란다
저그 황금리 큰 내에 가서 천렵이나 허잔다
까짓것 우리네 피땀 씻어주려고
바나나도 쇠고기도 왕창 들여왔다는디
푹푹 찌는 하우스 속에서 약은 쳐서 뭣하고
구린내 나는 축사에서 똥은 쳐서 뭣허냔다
빨랑빨랑들 나오란다
주막집 가서 땅 걸고 윷판이나 벌이진다
아 우리들 신병 골병 그만 들게 하려고
농민들 5뿌로 이하로 팍 줄이겄다는디
그깐 땅 몇 뙈기 살점맹키 가꿔선 뭣헐 거냔다
어째 모다들, 내 말 어디 틀린 디 있냐고
우리도 인자 편히 쉬고 묵자는디 왜 싫냐고
까짓것 놀고 묵다가 안되면 치켜들 것 치켜들고
땅벌떼처럼 우르르르 달려갈 곳으로 달려가
쏠 놈 쏘고 찌를 놈 찔러 뒤엎어불면 그만 아니냔다
* 아, 농민이여 우리농업이여...
주리며 먹이는, 이제는 버림받는 이땅의 어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