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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호][소모임] 문학상상, 문학 한 숟갈 : 모래로 쌓은 자존감 -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2023-10-06 오후 18:28:21
기간 9월 

 

[소모임] 문학상상 소식

: 모래로 쌓은 자존감

-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중)

 

 

KakaoTalk_Photo_2023-10-04-12-03-29.jpeg

 

 

 

비교우위로 쌓은 자존감은 모래성과 같아 내가 나눈 ‘급’ 위의 존재가 등장할 경우 형체 없이 무너지고 만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작은 마을 우붓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여행지에서 스쿠터를 타는, 이국의 낯선 기후와 풍경을 체험하는, 호스텔에서 느껴지는 여행자들의 설렘과 열정을 느끼게 해주는 대리체험의 즐거움을 톡톡히 주지만, 남을 통해 자존감을 쌓아 온 인간이라면 치부를 들킨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집필하던 예술 관련 책의 원고가 지지부진하던 ‘나’는 자신이 즐기는 요가 프로그램의 창시자가 인도네시아에서 워크숍을 개최한다는 사실을 알고 8년 만에 다시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기로 결심한다. 발리에 도착한 그녀는 모욕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 원인은 이렇다. 호스텔에서 같이 어울리게 된 중년의 남성이 자신의 눈에 대단하다고 비친 것을 ‘나’도 멋지게 생각할 거라고 전제한 발언 때문이다. 그가 여행지를 전전하는 한심한 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그가 안목에 관하여 자신과 동급이라고 여긴다고 생각한 뒤 분노한다. 

 

‘나’는 호스텔에서 사람들과 밤에 술자리를 가진 뒤, 30대 남성 사진작가 기호, 중년 남성 오반장, 중년 남성을 따르는 20대 여자 호경과 일행이 되어 우붓의 칼데라호, 휴화산 등 이곳저곳을 여행한다. 그들의 주된 탈 것은 스쿠터였고, 그들이 발리를 누비며 보고 느끼는 것들에 대한 묘사로 작품은 독자에게 생생한 감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속도감 있게 돌아다니는 그들을 멀리서 떨어져 보면 여행지를 낭만적으로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의 내면에서는 치열한 판단과 평가가 지속된다. 동행하는 사진작가의 작품을 보며 삼류 작가를 어설프게 답습했다고 생각하고, 자신과 동행하는 세 사람의 여행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삶의 방식을 폄하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사진으로서 성공하고 싶어하는 사진작가의 욕망을 읽어내고선 서울로 오면 자신이 힘을 써줄 수 있다며 자신의 관계적 지위를 한없이 높이기도 한다. 훗날 ‘나’는 사진작가가 서울에서 연락을 해오자 당황하며 연락을 피한다. 또한 커피 품종을 설명하는 중년 남성의 설명을 끝내 들어주지 않고 더욱 해박한 지식으로 남성을 겸연쩍게 만들기도 한다. 이 모든 행위는 교양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방식으로 행해지며, 예술적 자의식과 자존감을 지키려는 ‘나’의 욕망을 은밀하게, 성공적으로 충족시킨다. 

 

‘나’는 연인과 함께 유명 인사들을 도덕성, 실력 따위의 것들로 평가한 뒤 흠집을 내며 자신들의 지위를 격상시킨 후 자존감을 채우는 놀이를 하곤 했는데, 이러한 행위를 유희로써 즐기는 사람 답게 더 낮은 ‘급’의 사람들이 자신의 지위로 올라서려는 것을 용인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나’도 연인의 예술적 시각을 답습하는 것에 불과했고, 책을 집필하는 순간에도 그 결과물이 연인의 지식을 자양분 삼아 뻗어나온 곁가지일 뿐이란 것을 지인들이 알아챌까 두려워하는, 빈곤한 예술적 토대를 가진 인간이었을 뿐이다.

 

시간이 흘러 ‘나’가 기다려온 요가 워크샵 일정이 다가왔고, ‘나’ 일행은 함께 워크숍에 가게 된다. 요가 워크숍을 진행하던 도중 모종의 이유로 워크숍장 내부의 전력이 차단되었고, 어둑해진 장내가 소란스러워지던 순간 일행이었던 호경이 요가장에서 자신만의 동작을 하며 종횡무진한다. 그전까지 ‘나’는 그녀에 관해 동성의 경쟁자에게 느낄 법한 약간의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저렇게 어린 여자애가 중년 남성이 뭐가 좋다고 따라다니지?’라고 단순히 생각하며 그녀에 대해 약간의 반감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워크숍장 안에서 사람들은 호경의 움직임을 따라 환호하고, ‘나’가 선망하던 요가 창시자가 그녀를 인정한다. 장내를 장악한 그녀의 예술성,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에 완전히 휘말려 ‘나’는 그녀에게 가졌던 반감은 완전히 잊은 채 자신도 몸을 맡기며 환한 웃음을 터뜨린다. 

 

여행지에서 돌아와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 ‘나’는 연인 현오의 동료 작가가 발표하는 작품을 보러 가기 위해 현오와 동행한다. 도착하여 젊은 여성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는 것을 보게 되고, 그녀가 자신이 낮춰 보던 호경임을 알아차린다. ‘나’의 선망을 받는 현오는 호경과 호경의 작품을 높이 평가한다. 작품 내에서 이 장면 이전까진 ‘나’의 내밀한 심리 묘사로 소설에 빈틈이 없는 느낌이었지만 이 장면에선 특히 ‘나’의 심리 서술과 내면 묘사가 절제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호경의 작품을 보며, 또 현오의 찬탄을 들으며 ‘나’가 느낄 당황스러움과 열패감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 되어 독자는 소설의 나머지 영역을 채우게 된다. 

 

집에 돌아와 ‘나’는 여행지에서 호경에게 받았던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이 담긴 그림을 꺼내 보며 생각한다. ‘나’는 그 그림은 해석의 여지가 없고 의미가 없는 그림이었다고 생각했고, 받았을 때 의문스러움보다는 불쾌감이 앞섰던 것을 기억한다. 탁월한 예술적 능력을 가진 호경은 ‘나’의 지식을 전부 아우르고 있기에, 또한 영민한 정신을 가졌기에 ‘나’의 주변 사람을 판단하고 규정하는 태도, 빈약한 예술성을 단번에 파악하고 ‘나’가 해석하지 못할, 그녀가 판단하고 의미를 부여하지 못할 텍스트를 선물하여 일종의 경고를 날린 것이 아니었을까? 작품은 타인에게서 자존감을 얻어내 미약한 토대를 쌓은 사람들에게는 양배추와 뱀이 있는 풍경이 담긴 그림이 부메랑처럼 날아와 볼품없는 요새를 단번에 무너뜨린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도네시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던, 또한 자존감을 타인에게서 획득하는 사람들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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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상 / 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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