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헌혈 전 ‘동성 성접촉’ 질문 “평등권 침해”

[한겨레 2004-08-09 19:18]
    
  
[한겨레] 국가인권위원회는 9일 “헌혈하기 전에 실시하는 문진에서 동성과 성 접촉이 있었는지를 묻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동성애자인권연대’가 “헌혈 문진표에 동성끼리 성 접촉 여부를 묻는 질문을 포함시킨 것은 성적 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12월 진정한 사건에 대해 이처럼 결정하고, 보건복지부 장관한테 혈액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현행 혈액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만들어진 헌혈 기록카드 문진사항에는 ‘동성이나 불특정 이성과 성 접촉이 있었다’는 문항이 있고, 이에 해당하는 경우 헌혈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위는 “에이즈는 성 접촉의 대상이 동성이냐 이성이냐에 따라 감염되는 게 아니고, 단순히 동성간의 성 접촉만으로 에이즈에 감염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 문항은 에이즈 감염확률이 없는 동성애자를 무조건 헌혈에서 배제하고, 동성애가 에이즈의 원인이라는 편견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