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nri Cartier Bresson
며칠 전 브레송이 타계했습니다.
결정적 순간의 작가, 브레송.
요즘 왜 좋은 사람들이 자꾸 가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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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Image a La Sauvett, The Decisive moment, 1952년)은 스냅 사진의 고전이라 불릴 법한 힘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이 사진집에 들어 있는 사진들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제목이 암시하듯 사진 찍기의 결정적 순간에 대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탓이다. 그의 별명은 구도자다.
그가 말하는 결정적 순간은 이렇다. 본질을 꿰뚫어 보는 날카로운 감식력을 가지고 사물에 접근하되 '낚시를 하려면 물을 흐리지 않게 하듯' 주어진 상황의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 이 결정적 순간은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며 과도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얻을 수 있는 순간의 결절점이다. 그가 포착한 결정적 순간들은 그래서 작가의 '개입'이 거의 없이 사람과 사물의 자연스러운 표정을 담아내고 있다. 인도의 정신적 구루인 간디는 조용히 혼자만의 명상에 사로잡혀 물레를 돌리고, 생 라자르 역의 행인은 물 속으로 금방 뛰어들 것처럼 허공 위에 매달려 있다.
까르띠에 브레송은 광각, 망원렌즈와 같은 촬영 테크닉을 그다지 애호하지 않았고, 인위적인 조명은 거의 쓰지 않았다. 그에게 '잠깐만!'이라는 연출은 용납되지 않았다. 심지어 인화 과정에서 사진 작가들이 즐겨 하는 트리미닝이나 여타의 테크닉은 사물과 사람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왜곡한다고 말한다. 그에게는 35mm 표준 렌즈가 장착된 라이카 카메라 한 대와 사물을 대했을 때 스스로의 흔적을 지우는 고요한 '물러섦'만 있으면 된다.
내가 처음 브레송을 알게 된 건 어줍잖은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진의 역사에 관해 스케치하듯 건성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아, 이 사진! 반쯤 읽다 선반에 던져놓았던, 70년대 허투로 번역 출간된 간디의 자서전 첫 장에 있는 그 유명한 물레 돌리는 간디의 사진을 그가 찍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콧수염이 인상적인 스탈린의 사진도 그의 사진집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의 말마따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표현 수단 가운데 사진만이 특정한 순간을 포착한다. 우리는 다시 사라져버릴 사물이나, 이미 사라져버려 다시 소생시킬 수 없는 사물을 취급한다.]
후략.....
신문에서 소식을 접하던 날 이 전시회가 끝난 줄로 알았는데, 아마도 연장했나 봅니다.
이번 주에 시간내서 가 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