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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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3]
언니의 분장실 시즌3 참가자 후기
언니의 분장실이 벌써 시즌3가 종료되었습니다. <언니의 분장실>은 중년 게이, 그리고 중년을 준비하는 게이들의 희곡 읽기 모임입니다. 한 달에 2회 토요일마다 모여 함께 희곡을 읽습니다. 희곡을 통해 타인의 삶을 읽어내고, 연기해보면서 자신의 삶을 표출해보기도 하고, 감정을 토해내보기도 합니다. 현재 언니의 분장실 시즌4도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언니의 분장실 시즌3를 마무리하며 일부 참가자들이 후기를 보내주셨습니다. 후기를 통해 언니의 분장실이 어떤 감정으로 다가오는지, 어떤 모습일지 간접적으로 상상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후기를 공유드립니다.
1. 캐빈 님
오늘도 나는 머리를 정리하러 미용실을 간다. 한 동안은 바버샵만 줄창 다니기도 했다. 그러다 또 심드렁해지면 다른 곳으로 옮기곤 한다. 왜 세 번을 자르면 머리가 마음에 안드는 걸까? 세 번을 넘기기가 어렵다. 내 마음이 이상한 건지 디자이너 샘의 실력이 딸리는 건지... 그러다 한동안 오랫동안 머리를 하러 가지 않았다. 마치 사자가 되기로 결심한듯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만 남들의 시선보다 지쳐 있는 나를 위해 눈을 질끈 감기로 했다. 그리고 마음을 위로하는 모임도 참여하게 되고 분장실도 출입하게 되었다. 오빠도 아닌 "언니의 분장실" 시즌1, 2, 3을 보내면서 구성원도 중년오빠, 언니에서 30대 게이, 레즈로 다양해졌다. 6월이면 시즌4가 시작된다. MBTI 극I인 내가 어쩌면 마다하지 못해 참여했던 모임이 조금은 김치물 들듯이 스며든 것 같다. 나는 안다. 때로는 투닥거리고 누군가로 인해 상처받고 힘들고 눈물 지을 거라는 것을. 근데 생각해 보면 함께 그럴 수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인 것 같기도 하다. 모임의 구성원도 다양해지면서 생각들도 더 넓어지는 것 같다. 아마 나는 머리 스탈이 심드렁해지면 미용실을 옮길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분장실은 앞으로도 쭉 다닐 것 같다. 분장실에는 다양한 인생이 있어서 헤어 나오기가 힘들 것 같다. 그렇게 스며들면서 함께 할 것 같다. 그리고 바램이 있다면 그 맛을 더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느끼면 좋겠다. 오늘은 햇살이 너무 화창하다. 사람들의 마음도 화창해지면 좋겠다.
2. 소나기 님
몇 년 전 아마추어 연극모임을 했었는데 여러 가지 일들로 모임이 엎어졌다. 연기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고 지내다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연히 '언니의 분장실'이라는 희곡 읽기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보면서 불현듯 연극모임을 하면서 희곡을 읽었던 때가 떠올랐다. 관심을 가지고 관련 정보를 보다가 참여 대상이 '40대 이상'으로 한정되어 참여가 어렵겠다 생각을 하고 마음을 접었다. 하지만 '언니의 분장실 시즌 2'를 맞이하며 참여 대상이 '중년 게이 혹은 중년을 준비하는 게이'로 연령대의 폭이 넓어진 것을 확인하고 주저 없이 참가신청을 했다.
아무런 연습 없이 희곡을 잘 읽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참여했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큰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데로 대사를 읽어가면 된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의 부담은 내려놓은 채 각자의 배역을 정하고 희곡 읽기를 시작했다. 자신의 순서가 될 때까지 극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상대 배역과의 합을 맞춰가며 대사를 읽어나가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느낌이었다. 대사를 읽으면서도 긴 문장을 읽으며 어떤 호흡을 가지며 대사를 소화해야 하는지도 무척 혼란스러웠다. 발음은 뭉개지고 마치 국어책 읽기 발표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약간의 불협화음과도 같았던 첫 모임이 끝나고 나를 포함한 신입 참가자들은 어려움을 토로하며 서로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시즌 2에서 시즌 3로 넘어오며 지속적으로 참여를 하다 보니 나를 포함한 참여자들의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대사를 읽는 호흡이 자연스러워지고 표현하는 감정의 폭도 넓어졌다. 메소드 연기를 펼치는 상황에서 폭소를 금치 못하고 희곡 읽기를 잠시 중단한 적도 있었다. 희곡 읽기는 내가 맡은 배역의 옷을 입고 타인이 되어보는 진귀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서툴고 덜렁대지만 다양한 배역을 맡아보며 희곡의 세계를 향한 탐험을 이어나가고 싶다.
3. 이대원 님
전혀 꾸미지 않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처음 얼굴에 보습로션을 바른게 쥐 키우던 연구소 암실을 벗어난 2007년이었습니다.
그때 이미 스물아홉. 많이 늦은 나이에 고민을 시작할 정체성 문제가 닥쳐오긴 했지만 우린 또 IMF세대, 그냥저냥 먹고 살기에도 너무 바빴습니다.
제 삶에도 분장실이 필요했습니다. 연극모임에 참여해 누군가의 삶을 살고, 다른 이의 삶을 바라보며, 내가 걸어보지 않은 또다른 길을 그렇게 함께 걸었습니다.
그렇게 30대가 지나고 40대도 절반 넘게 지난 시점이 나도 모르는 새 찾아왔습니다. 마음은 뉴진스인데 몸은 빅마마라 간단하다는 걸그룹 안무도 힘겹습니다.
연극모임이 어느 순간 사라졌고, 공허함에 몸서리치던 어느 날, 40대 이상이라는 모집 공고가 올라온 걸 봤습니다.
IMF이후 우린 단 한 번도 주도권을 갖고 뭘 해본 적 없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어딜가나 늙었다고 비난을 받게 됐고,
우리 윗세대는 윗윗세대로 100세 시대라 아직 더 해먹어야 한다며 밀어냅니다. 갈 데가 없었습니다.
그런 갈 곳 잃은 우리에게 탈출구, 해방구가 생긴 것으로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문을 더 활짝 열었습니다. 이제 40대 이상 게이로 한정된 것을 넘어 20대, 30대,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됐습니다.
더 열겠습니다. 더 열린 마음으로 함께하시죠. 당신이 누구이건 당신에게는 늘 열린 공간, 언니의 분장실입니다.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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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가 좋네요.
커지려고 노력하는 모임이기보다, 몇 명이 모이든 그 자리가 늘 유쾌하고 즐거운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늘 응원해요.
언젠가 한가해지면 참여겸 구경가야지.
미로도 보고 싶고, 진석이 언니도 보고 싶고, 대원님 소식도 궁금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