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로 살고 있는 나에게 다양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
바야흐로 ‘gay pride’를 지닌 채 친구들뿐만 아니라
부모님에게까지 커밍아웃을 하고 당당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그리고 극소수의 게이들과만 제한된 관계를 맺으면서
일상에서는 철저히 이성애자로 지내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사람들.
나는 후자에서 전자로 조금씩 이동한다고 말하는 게 적당한 지점에 서 있다.
아직 두려움 그리고 버리지 못한 편견도 적잖게 남아 있지만,
차츰 서서히 용기를 내서 나의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는 시기이다.
한 친구를 조그마한 학교 동성애자 모임에서 알게 되었다.
어차피 서로 이른바 ‘식’도 아니어서 처음부터 딴 생각은 아예 품지 않은 채
편안한 친구로 지냈다. 친구는 청소년 시절 ‘여자 같은 남자’라는 별명을 숱하게
들은 과거가 있을 정도로 대충 봐도 행동이나 말하는 억양 등이 지극히 여성적이다.
나는 인간이 인간다운 장점을 갖추면 된다고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강요된 남성상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나쁜 것 같아서
그런 태도를 지니기 싫다.
내게 친구는 그냥 착하고 인정 많고 솔직한 다정다감한 친구이다.
이반모임 등에 가끔 나가면 이반 모임 내에서도
그런 게이들에 대해 희화화해서 이야기하거나
반감을 지닌 사람들을 볼 때가 꽤 많다.
반면,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남성답다고 가정되는 행동을 잘 하거나
그런 관심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호감을 갖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 대해 얘기할 때,
“정말 일반 같아”, “야구 선수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야구를 좋아한대!”,
“겉모습만 보면 정말 남성적이야!” 등의 말을 듣는다.
물론 게이의 모습을 특정한 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위험하고 부질없는 짓이다.
다양한 게이가 있을 수 있고
취향이 다양한 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얼마나 많은 게이가 존재하는가?
하지만 이성애자 남성처럼 보이는 게이들을 최고의 이상형으로 생각하거나,
반면 여성스러운 특성을 많이 갖춘 게이들을 함부로 얘기하는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친구는 말했다.
대부분의 게이들은 사회가 규정한 남성성에 대해
열등감을 갖는 경향이 있기에
남성다운 남자를 좋아할 수 있다고.
쓰다보니 횡설수설 중구난방이 되었지만.
다양한 게이들을 골고루 수용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를 원하는 바람에서 부족한 글솜씨로 띄워본다.
왜 그렇게들 남성성(뭐가 남성성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굳이 일반 게이들의
생각을 빌자면 행동거지가 거침없어 보이는 것, 과묵하게 행동하는 것,게이 단란주점에
가서 신나는 댄스음악 춤추며 부르지 않ㄴ는것, 아 잘 생각이 안드네 평소에 워낙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일이라서)을 찾아 해메는건지
그냥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살아가는 구나 생각하면서 지내면 될텐데
우리들 사이에서 또 다른 차별이 만들어 진다면 정말 안 될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