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의 사고에서 게이 커뮤니티의 일원 중 사망자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참담한 재난 앞에 말문이 막히는 상황입니다. 다시 한번 불의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또 서로를 돌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일에 스스로를, 또 서로를 너무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중 그날을 전후해 이태원에 있었던 그 누구에게도 죄가 없습니다. 또한 슬픔에 머물러 있는 일, 또 평소처럼 일상을 살아가는 일, 그것들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필요한 일입니다. 서로에게 죄를 묻지 말고, 서로를 돌보는 책임을 다합시다.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고, 이 사태에 대해 더 높은 곳에 있을 죄를 따져 묻기 위한 힘을 비축합시다.
어려운 시기입니다. 세상과 스스로에 환멸이 나고, 마음을 가누기 힘들어 서로를 공연히 미워하기 쉬울 때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의 얼굴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세상이 떠들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연결된 마음을 기억합시다. 우리는 퀴어하고, 소중하고, 존엄한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