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9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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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에 무수한 사진들 처럼 사랑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는 걸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께 고맙단 말을 남깁니다.” 좋아하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주인공이 사랑했던 여인을 바라보며 죽기 전에 읊는 마지막 독백이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운영하는 스파게티 가게에 음식을 먹으러 가면 음식 값보다 더 나가는 맥주를 척척 내어주고 지보이스 연습이 끝나면 항상 마지막까지 술마시는 사람들을 챙겨주던(물론 본인이 더 많이 마시긴 했지만) 영수.
황망히 그가 떠나고 한동안은 일년에 한번 그가 있는 납골당에 가는 걸로 마음의 짐을 좀 덜어 내고 오곤 했는데, 납골당 안치 기간마저 끝난 후엔 가끔 그가 좋아했던 마른 멸치 안주를 먹을 때나 그의 고향 영주 부근을 지나곤 할 때 마음 속으로 그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를 추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친구사이에서는 해마다 한가위 명절 즈음에 영수같이 우리 곁을 조금 일찍 떠나 무지개나라로 간 분들을 추억하는 행사가 있다. 이 행사를 뭐라 불러야 할지 복잡하지만 어쨌든 이 추모 자리에 올 때마다 오히려 큰 위로를 받곤 한다.

행사가 기획되고 치러지던 몇년 전에는 행사 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술이 한두잔 들어가면서 종국에는 오열하는 몇몇 언니들이 있었고 나도 마음이 깊이 가라앉곤 했는데, 이 행사도 나이를 먹고 기갈이 쌓이니 그들에 대해 딱히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참가자들이 서로의 근황을 묻는 대화 속에 그들과의 추억이 떠다녔다.
코로나로 잠시 숨을 쉬다 다시 열린 올해 추모의 자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사무실이 북적였다. 나도 간만에 들른 터라 오랜만에 보는 언니들과 동생들 근황을 챙기느라 입이 아파올 때쯤 종걸이의 사회로 공식 추모식이 진행되었다. 말로만 듣던 준수 형, 친구사이 활동하면서 많은 추억이 있는 병석이 형을 지나 영수의 모습이 흘러가고 또 내가 모르는 사이 안타깝게 무지개나라로 가신 분들의 모습이 흘러갔다.
흘러가는 화면 사이사이 누군가는 그들과 관련된 추억을 이야기하고 또 누군가는 그들이 안타까워 한마디하고 누군가는 그 중 한 분을 유쾌하게 앞담화(?)하고 또 누군가는 말 없이 그냥 화면을 바라보기만 했다. 친구사이 초창기 회원들부터 그들과는 일면식도 없지만 이런 게이들의 추모자리에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며 먼 걸음을 마다하지 않고 온 분까지 행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왁자지껄 하하호호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다.

먼저 와서 행사 장소를 꾸미고 음식을 준비했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또 여러 힘든 상황 속에서 올해도 기갈차게 버텨내서 오랜만에 얼굴을 보여준 우리 회원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그리고 추모나 추억도 기갈지게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조금 일찍 무지개나라로 가신 우리 영수, 병석이 형을 비롯한 회원님들에게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고, 우리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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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회원 / 라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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