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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호][활동스케치 #6] '켐섹스(CHEMSEX)에 대한 경험과 이론을 나누기' 참관기
2022-07-04 오후 17: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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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6월 

 

[활동스케치 #6]

'켐섹스(CHEMSEX)에 대한 경험과 이론을 나누기' 참관기

- <켐섹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국 상황에 대한 보고서> 발간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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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1일 저녁 7시, 연구모임POP에서 주최한 <켐섹스(CHEMSEX)에 대한 경험과 이론을 나누기> 행사가 친구사이 사정전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과거 연구모임POP은 2017년 1월 8일 클럽 Looking-Star에서 '대만 게이커뮤니티와 약물 이슈' 강연을 개최한 바 있고, 2019년 5월경에는 '켐섹스 응급처치 가이드'의 한글 번역본을 제작하였으며, 2019년 8월 3일 싱가포르에서 제작된 웹드라마 <People Like Us> 시즌1 상영회, 12월 1일에는 <People Like Us> 시즌2 상영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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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6월에 발간된 <켐섹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국 상황에 대한 보고서>에 대한 발간기념회의 성격으로, 사전에 참석을 희망한 분들에게는 이 보고서의 PDF판이 배포되었습니다. 행사는 이 보고서의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하는 한편, 서구에서 발표·출간된 켐섹스 관련 연구 동향을 참가자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날 참가자들에게 사전 배포된 <켐섹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국 상황에 대한 보고서>는 기사가 작성된 7월 4일 오늘 오전 11시에 연구모임POP 페이스북 계정에 무료 배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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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모임POP, <켐섹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국 상황에 대한 보고서>,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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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연구모임POP 소속 나미푸님께서 행사의 시작을 열어주셨습니다. 당일 낭독된 오프닝 코멘트의 일부를 인용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 인터뷰집을 처음 고민하게 된 계기가, 제 2018년 7월 3일 페이스북 포스팅에 있었는데요,

“그나저나, 얼른 약물 사용자 실태 조사 같은 서베이라도 해야지, 이게 우리 커뮤니티가 겪고 있는 문제라는 걸 인정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말이다. 내가 이렇게 맨날 떠들어데는데도 말이다.”

 

이게 왜 커뮤니티의 얘기인지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약을 하는지 조사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약물사용 실태를 조사하는 건 어렵다는 생각이었고, 일단 POP와 깊은 신뢰 관계를 맺고 있는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모아보고자 했습니다.

 

모아봤더니, 약물사용자의 얘기는 노동과 일자리에 대한 얘기였고, 정체성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얘기였고, 커뮤니티 내 존재하는 권력과 차별에 대한 얘기였고, 질병과 낙인에 대한 얘기였고, 무엇보다 혼자서는 극복하기 힘든, 커뮤니티의 개입이 필요한 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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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행사의 축사와 더불어 관련 이슈에 대한 대만 상황을 소개하는 순서가 진행되었습니다. 2017년 1월 '대만 게이커뮤니티 약물 이슈' 강연 때 내한해주셨던 대만통쯔(성소수자)핫라인협회(台灣同志諮詢熱線協會)의 두쓰청(杜思誠)님과 레오(Leo)님께서, 온라인 상으로 이 행사의 의의와 더불어 대만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성소수자 약물사용자 관련 지원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를 언급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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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연구모임POP 소속 타리님께서 해당 보고서 작성시 어떤 방식으로 인터뷰이를 섭외했고 어떤 형태로 인터뷰 조사에 임했는지를 설명해주셨습니다. 또한 그에 앞서 켐섹스 이슈를 다루는 데 도움을 주셨던, 지금은 고인이 된 세 분의 명복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켐섹스(chemsex, 약물사용섹스)라는 말을 처음 고안하였고 켐섹스 응급처치 가이드 영문판를 제작하셨으며, 올해 2022년 1월에 사망한 데이비드 스튜어트(David Stuart)님, 2017년 1월 '대만 게이커뮤니티 약물 이슈' 강연 당시 운영하던 클럽을 무료로 대관해주셨던, 그해 4월에 유명을 달리한 임찬혁님, 그리고 연구모임POP의 로고 디자인을 기부해주신, 2020년 7월에 세상을 떠난 이도진님의 이름이 각각 호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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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나미푸님께서, 보고서에 실린 약물사용 경험당사자들의 수기 중 일부를 발췌해 읽어주셨습니다. 보고서 내용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들 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업소에서 일할 때도 그런 생각 많이 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죽어라 술을 마실까 그런 생각했거든. 간에다 진짜 술을 퍼서 넣는 거 같아. 근데 매주 오는 사람들이 있거든. 그래서 보면 저 사람들은 뭘 원해서 저렇게 술을 먹는 걸까. 술값이 싼 것도 아니고. 왜 저러는 걸까 생각하는데 외로운 거야.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어. 너무 외로워 보였어. 친구들이든 애인이든 지인들이랑 와도 술먹을 때 빼고는 핸드폰만 보고 있거든. 근데도 새벽이 되었는데 집에 안 가. 왜냐하면 지금 이대로 가면 또 외롭거든. 그 외로움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서 버티는 거 같아. 저 사람이랑 내가 지금 만나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같은 공간, 같은 술집에서 술을 먹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기는 혼자가 아닌 거 같다는 감정을 느끼는 거 같아. 그리고 일주일동안, 5일 동안 자기 자신을 숨기고 받는 스트레스를 푸는 거지. 저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저렇게 해왔고 저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야. 주말 게이 문화라는게 그런 거지. 그러다 보니까 술이나 약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조금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 단지 남자라서 성욕이 더 많기 때문에 섹스를 밝히고 약을 더 많이 하고 그건 아닌 거 같고. (2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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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휴식 시간을 가진 후, 2부에서는 사회학 연구자 정민우님께서 "위험 너머의 켐섹스 : 켐섹스의 역사, 맥락, 문화체계"란 제목의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영국·호주를 중심으로 진행된 켐섹스 관련 이론·실증 연구 현황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켐섹스를 병리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것을 넘어서, 그런 형태의 섹스가 어떠한 사회적 맥락 때문에 발생하고 그 섹스가 일어나는 공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고 무엇이 공유되는지를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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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중 흥미로웠던 것은, 켐섹스 경험자들이 그 섹스 현장에서만큼은 매우 강렬한 유대감을 느끼고, 반면에 거기서 만났던 사람들과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채로 만났을 때는 그 때의 유대감과는 매우 다른 낯선 감각, 낙차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2017년 3월 17일 허프포스트코리아에 한글로 공개된 게이커뮤니티 내 켐섹스 관련 기사 '함께 있어도 외롭다 : 게이들의 새 전염병, 외로움'에서도 다룬 바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다룬 강의 슬라이드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도 다들 다르잖아요. 켐섹스는 그런 분열을 누그러뜨리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게 해줘요. 그게 우리가 원하는 거 아닌가요? 연결된 감각 같은 거, 사람으로서. 섹스는 어쩌면 궁극적인 형태의 연결이고, 약물이 그걸 훨신 더 강렬하게 만들어요. […] 어떤 종류의 관계든 그걸 쌓는데는 크고 작은 순간들이 필요하잖아요? 약물은 그 단계를 생략할 수 있게 해요. 그런 크고 작은 순간들 따윈 필요없죠. 수년이 걸릴 법한 정도의 강렬한 연결성을 즉각적으로 쌓을 수 있고, 그게 또 괜찮다고 느껴지게 만드니까요."

 

"(켐섹스 이후 데이트를 위해 만나고서)최악이었어요! 정말 최악! 개똥같은 공간에서 나도 똥이고 걔도 똥이고 아무 할 말도 없고, 정말 아무 말도. 우리 사이에 아무 것도 나눌 게 없는 거죠. 아, 그때 그건 다 약빨이었나? 정말 최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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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과 간단한 좌담회를 가졌습니다. 많은 중요한 질문들이 오갔는데, 그 중 하나의 질문과 답변을 소개할까 합니다.

 

켐섹스 현장의 안과 밖에 대한 설명이 사실 게이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섹스 현장에서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찜방이나 번개 현장에서 만나 섹스한 사람을 다른 장소에서 만났을 때 서로 모르는 사람 취급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이에 게이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외로움과 실존적 곤경을 덜기 위해, 그들의 섹스와 성적 지향을 터부시하지 않는 사람들끼리 모여 역설적으로 '비성애화된' 관계를 갖는 경험이 중요하고, 성애화된 관계뿐만 아니라 그런 의미에서 비성애화된 관계의 축적을 돕는 역할을 게이커뮤니티의 업소와 단체가 해왔던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켐섹스 경험당사자들도 결국은 그것이 병리화되지 않은 상태로 '켐'과 '섹스'가 없는 형태의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장이 그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연구모임POP측은, 그를 위해서 먼저 켐섹스 경험당사자와 이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끼리 비성애화된 장에서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모임의 구축이 시급해 보인다고 답변했습니다. 약물 비사용자의 입장에서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하나의 중요한 실마리가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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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마치 그 인권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이 내몰린 사람들에게서 비로소 제 이름값으로 빛난다는 것이 상기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높은 수준으로 범죄화·병리화되어있는 이슈를 거침없이 다루면서, 개인과 커뮤니티에 필요한 활동과 사회의 축적을 놓치지 않고 실천해나가는 연구모임POP의 활동에 앞으로 많은 따뜻한 관심을 당부드리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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