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친구사이 청소년인권옹호행동공모사업 "목소리를 내자" 활동발표회
지난 11월 16일 토요일 친구사이 사정전에서는 2019 친구사이 청소년인권옹호행동공모사업 “목소리를 내자” 활동발표회가 열렸습니다.
이름에서처럼 “목소리를 내자”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안전한 학교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성소수자, 젠더불평등, 인권과 다양성을 주제로 인권옹호 캠페인 및 활동을 지원하는 공모사업입니다. 올해는 세 개의 청소년 동아리가 6개월 간 활동을 했고 활동발표회에서 각 팀들의 활동을 공유하고 또 활동 과정에서의 고민과 소회들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6개월 동안 각 선정팀에서는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했는데요. 교문 앞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 및 학생인권과 관련한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학내에 성평등 관련 포스터를 붙이고 페미니즘 관련 북 콘서트를 개최하고, 거리에서 동성혼 법제화와 관련된 의견을 묻고, 다양한 성적지향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퀴어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 만들기를 시도하고, 성소수자들의 목소리를 포스트잇으로 만들어 학교에 붙이는 등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했습니다. 무엇보다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마주한 혐오와, 공교육의 현장 안에서 여전히 무시당하고 대우받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더욱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목소리를 내자" 선정팀 활동 사진>
“홍대거리에서 동성혼 법제화 관련 의견을 묻는 캠페인을 했는데.. 한 아주머니가 이런 건 꼭 참여해야한다며 와서 동성혼 반대에 스티커를 딱 붙이고 가셨어요..” - 활동발표회 내용 중
“저희 학교가 2층이 초등, 3층이 중등반인데 다양한 성지향성을 담은 포스터를 제작해서 초등반 교실이 있는 2층에 붙였는데 선생님이 이런 활동을 하는 건 좋지만 초등반 학생들이 어린데 이런 걸 보면 어떻겠냐고 뭐라고 그랬어요.. 그래서 이후에 더 2층에 가서 포스터를 계속 붙였어요..(웃음)” - 활동발표회 내용 중
“누가 봐도 이 북토크 행사를 방해하러 온 의도가 보이는 남자애들이 있었어요. 계속 말끝마다 토를 달고 책상위에 발을 올리고.. 오히려 얘들이 자리를 차지해서 정말 이 북토크에 관심이 있어서 온 애들을 되돌려 보내야 했는데 그게 많이 아쉬웠어요” - 활동발표회 내용 중
<▲"목소리를 내자" 선정팀 활동 사진>
<▲"목소리를 내자" 선정팀 활동 사진>
이렇듯 활동 속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생활하던 마을을 벗어나 거리에서 사회의 성소수자 혐오들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고, 학내에서 개최한 페미니즘 서적 북토크에서 노골적으로 행사를 조롱하기 위해 참여한 또래 학생들을 면전에서 상대해야 하기도 하는 등의 혐오를 경험하면서, 참여자들은 두렵기도 하고, 화가 나는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또 그럼에도 활동을 지지해주고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는 주변인의 경험들을 통해 힘을 얻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작년 인천 퀴퍼 때 혼자 참여를 했었거든요. 사실 그때 마주쳤던 무섭기도 하고 힘들었는데 올해는 그래도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참가해서 훨씬 든든했어요.” - 활동발표회 내용 중
“학내 성평등 관련 포스터를 붙였는데, 국어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친구들한테 포스터 이야기를 하면서 비록 너희들이 하고 있는 생각과 다르더라도 너희들의 친구들이 만든 포스터이니 꼭 읽어보고 생각해보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되게 감사했어요.” - 활동발표회 내용 중
“후배들이 교무실 앞에 붙인 성평등 관련 포스터를 보고 갔다가, 나중에 자기들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또 같이 보고 했다는 이야기들을 들었을 때 고맙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 활동발표회 내용 중
이처럼 활동 안에서 지지와 연대의 경험을 통해 힘든 시간들을 잘 지나올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고, 또 각자 다른 곳으로 진학을 하더라도 이렇게 인권 이슈와 관련해서 뜻이 통하고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과 계속해서 모임을 이어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목소리를 내자" 활동발표회 현장 사진>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선정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목소리를 내자”를 통해 단순히 성과를 남기고 지표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이 아닌, 과정 속에서 또래 팀원들과의 관계 속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새로운 면과 변화들을 발견하고, 또 캠페인 및 활동의 조직화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에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안전한 학교를 만들고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다양한 인적 자원들과 관계 맺고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충분한 활동을 펼쳐주어, 이들에게 감사함과 존경을 보냄과 동시에 든든한 동료를 얻은 것 같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도 친구사이는 “목소리를 내자”라는 이름으로 더 많은 청소년들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같이 도전하고, 실패하고 그럼에도 서로에게 힘이 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후의 행보에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리며.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